추석 세트 예약 코앞인데… 이상기후에 귀해진 '상급' 과일
파이낸셜뉴스
2025.07.27 18:47
수정 : 2025.07.27 18:47기사원문
유통가 선물용 과일 확보 비상
장마·폭염에 사과·배 등 작황 부진
물량 줄어 가격 인상 불가피할 듯
내달 중순부터 사전판매 본격화
산지 다변화·실속형 등 대응 총력
7월 폭우와 폭염으로 주요 산지의 피해가 커지면서 사과와 배 등 추석 선물용 상급 농산물 수급에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명절 선물세트 최대 판매처인 대형마트는 산지 다변화와 중소형·비정형 과일 확대 등 대응책을 마련중이지만 선물세트 가격 인상과 물량 감소 우려가 나오고 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7월 들어 기록적인 폭염과 국지성 폭우가 반복되면서 사과, 배 등 과일 작황이 평년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사과는 개화기 냉해, 집중호우, 일조량 부족 등으로 낙과 피해가 심각하다. 과실 크기가 작고 품질 편차가 커지면서 고급 선물용으로 쓰일 '상급' 과일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 4월 경북 지역 산불로 인해 안동·청송 등 주요 산지의 재배 면적까지 줄어 물량 부족이 심화될 수 있다.
배도 냉해와 햇빛 데임 (일소 피해)으로 출하량이 줄고, 과일 겉면이 갈라지는 '열과' 비율이 증가하면서 선물용으로 적합한 상품 비율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폭우 이후 폭염이 이어지는 오락가락한 날씨가 가장 큰 변수"라며 "기상이변이 반복될 경우 병해충 발생과 열과 현상이 동시에 발생해 선물용 고품질 과일 수확이 매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추석 선물세트 가격 인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추석 선물용 사과값은 2023년 기상 악화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크게 올랐다가 지난해에는 10%가량 내렸다. 올해는 공급 기반 자체가 흔들리며 상급 품목 희소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농산물 가격은 유통 과정에서 도매시장 경매가에 따라 급변하는 특성이 있어 8월 말~9월 초 본격적인 수확 시점 전후로 변동폭이 클 전망이다.
다만 올해 추석이 예년보다 늦은 10월 6일이라 '대란' 수준의 수급난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유통업체들은 지역 분산 전략과 실속형 제품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마트는 경상권 출하량 감소를 고려해 전라도·강원도 등 대체 산지에서 물량을 확보 중이다. 특히 예년보다 조기에 산지 계약을 마치고, 신선도 유지를 위한 냉장 물류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고급형 과일세트 가격이 많이 오를 것으로 보고 중소형·비정형 과일을 중심으로 기획 세트를 늘릴 계획이다. 가격 민감도가 높은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춰 '1~2인 가족형' 실속형 세트 구성도 강화한다.
한편, 겨울철 대표 과일인 딸기도 기상이변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폭우로 주요 산지인 경남 산청, 전남 담양, 충남 논산 등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해 딸기 모종이 타격을 입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출하 시기가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딸기는 3년 연속 대형마트 과일 매출 1위를 기록할 만큼 소비자 수요가 높아 초반 공급 부족 시 가격 상승폭이 클 수 있다.
이에 유통업계는 기후 영향을 받지 않는 스마트팜 딸기 물량 확보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전북 부안과 김제 스마트팜을 통해 딸기를 조달하고, 경북 고령과 김천 등 다양한 품종의 딸기 물량도 함께 늘릴 계획이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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