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 임금협상 휴가 전 타결 불발.. 상공계 "과도한 인상 요구 그만해야"
파이낸셜뉴스
2025.07.30 16:51
수정 : 2025.07.30 16:50기사원문
노조, 한화오션 합의안과 비교 "실질 인상폭 한화보다 작아"
업계 " HD현대중 매년 높은 수준의 임금 인상을 해온 점 주목해야"
주말부터 16일간 집단 여름휴가 돌입... 8월 중순부터 교섭 재개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기대를 모았던 여름휴가 전 HD현대중공업 노사의 임금협상 타결이 불발됐다. 노사는 30일 휴가 전 마지막 교섭을 벌였지만 입장차만 확인했다. 이번 주말부터 최장 16일간의 휴식기를 가진 뒤 다시 교섭에 나설 예정이다.
휴가 전 타결이 불발된 것과 관련해 지역 사회 한편에서는 노조의 과도한 임금 인상 요구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18일 기본급 13만 3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과 격려금 520만원, 특별인센티브(약정임금 100%) 지급 등을 담은 안으로 잠정합의 했지만, 22일 진행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반대 63.7%로 부결된 바 있다.
이에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소식지를 통해 "올해 한화오션의 고정급 인상 폭이 최대 19만 5262원에 달한다"라고 주장했다. 한화오션의 기본급 인상은 12만 3262원이지만 △직무환경수당 신설(1만원~5만원) △가족수당 인상(5000원~7000원) △직급수당 인상(1만원)을 모두 더하면 HD현대중공업의 잠정합의안보다 실질 인상 폭이 크다며 부결 원인을 사측에 돌린 것이다.
노조는 "회사 측은 이번 잠정합의안을 동종업계 최고 수준이라 자평했으나, 한화오션의 잠정합의안과 비교하면 그 주장은 설득력을 잃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지역 상공업계의 시각은 달랐다. 조선업이 장기 불황을 겪던 시기부터 최근 회복세에 이르기까지 HD현대중공업은 매년 높은 수준의 임금 인상을 이어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HD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지난 2018~2024년 총 54만 2000원의 기본급 인상을 단행했다. 올해 잠정합의안까지 반영하면 누적 인상액은 67만 5000원에 달한다.
반면, 한화오션은 같은 기간 총 44만 8379원을 인상했고, 올해까지 포함해도 누적 인상액은 57만 1641원으로 HD현대중공업보다 10만 3359원 적다.
더욱이 노조가 주장하는 직무환경수당, 가족수당, 직급수당은 이미 HD현대중공업에서 지급 중인 항목으로, 항목별 금액을 비교하면 HD현대중공업이 한화오션 타결 내용에 비해 최대 11만 5000원 더 높다는 게 HD현대중공업의 입장이다.
한화오션 또한 올해 임급협상 타결을 통해 동종 업계와의 임금격차를 해소하고 동일한 수준의 임금 체계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임금 및 수당 인상은 그동안 동종 업계에 비해 낮았던 고정급 수준을 HD현대중공업에 근접하게 맞추기 위한 보정 성격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 같은 사실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단순히 올해 고정급 인상 수준만을 근거로 회사를 압박하는 것은 HD현대중공업이 그간의 불황을 버텨준 직원들에게 경영 정상화 이후 약속한 보상을 실현하려는 노력을 평가절하하는 것이라는 게 상공업계의 지적이다.
지역 상공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주 잠정합의안 부결 원인에는 일부 강성 조합원들의 ‘반대 선동’으로 인한 과도한 기대감 확산과 조합원들 사이에 깔려 있는 ‘기계적 부결’ 심리에서 비롯됐다"라며 "위축된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합리적인 선에서 교섭이 마무리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상호 대화를 통해 합리적이고 실질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조합원과 회사 모두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다”라며 “신뢰와 소통을 기반으로 교섭 마무리에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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