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EMP 공격에 우리 軍 방호시설 14곳 중 13곳 취약
파이낸셜뉴스
2025.07.31 16:03
수정 : 2025.07.31 16:47기사원문
지난해 말, 감사원 감사 당시 13곳이 전자파 누설 등 확인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감사원 감사를 통해 우리 군 지휘부의 방호시설 14곳 중 13곳에서 북한 등 적국의 EMP(전자기 펄스·電磁氣波) 공격에 취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31일 국방부는 뒤늦게 알려진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차폐문 등 전자파 누설이 일부 확인된 시설에 대해 조처하고 있다"며 "유지관리 지침에 따라 주기적 점검을 통해 유사시 어떠한 상황에서도 적의 EMP 공격으로부터 성능 발휘가 되도록 업무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1곳은 보수 공사를 추진 중이며, 나머지 4곳은 보수 예산을 편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MP탄은 사람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고 전자장비를 무력화하는 비대칭 무기다. 출력의 범위에 따라 특정 지역의 모든 전력·통신망과 전자기기에 대한 무력화가 가능하다. 해당 범위 내에서는 레이더와 항공기, 방공시스템, 컴퓨터를 사용하는 지휘통제 체제 등을 마비시킬 수 있어 미래전의 주요 무기로 평가받는다. 이 전자폭탄(E폭탄, electronic bomb)의 공식 명칭은 고전력 극초단파 빔(HPMs, High Powered Microwave beams)이다.
EMP탄은 짧은 시간에 강력한 전자기 펄스를 뿜는다. 이것이 전자기기의 금속도체에 도달하면 순간적으로 강력한 과전류(Over current)가 발생해 전자기기의 회로를 파괴한다. 전자기기에 번개가 흐르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회로 자체가 영구적으로 파괴하기 때문에 전원을 꺼 놓아도 일단 노출되면 스마트폰의 경우 겉만 멀쩡하지 내부회로는 완전히 타버린다.
미 의회 자문단체인 국가국토안보에 대한 EMP TF(Task Force) 사무총장(前 CIA 러시아 분석관) 피터 빈센트 프라이 박사는 EMP의 전자기 펄스는 핵폭발 때 방사되는 감마선에 의해서 발생하며 북한은 이미 초강력 EMP탄과 비핵(NN, Non-Nuclear) EMP 대포 개발을 완료했다고 평가했다.
또 북한이 보유한 초강력 EMP탄은 100kV/m(1m당 100킬로 볼트) 이상의 출력을 낼 수 있으며, 기존 방어시설의 EMP 방어기준 50kV/m(1m당 50킬로 볼트)보다 2배 이상 강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0~2012년 3년간 대규모 한국 내 통신장애는 북한의 재래식 EMP 대포 공격이 원인이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도 지난 1999년부터 비핵 EMP탄 개발에 착수해 지난 2018년 1월 시험개발을 완료했다"고 방위사업청 등이 밝힌 바 있다.
EMP 차단 장치는 주로 차폐 기술을 사용해 전자파의 유입을 막는 방법이 쓰인다. 장비와 시설물에 금속 재질이나 특수 차폐 소재로 둘러싸인 공간을 만들어 EMP가 내부로 침투하는 것을 방지한다.
이와 함께 전력선이나 통신선을 통해 유입되는 EMP는 필터링 장치를 통해 제거하는 방법이 이용된다. 이러한 필터는 특정 주파수 대역의 전자기파만 통과시키고 EMP는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EMP로 인해 발생하는 과전압으로부터 장비를 보호하기 위해 SPD(Surge Protective Device, 서지 보호 장치) 전기 장비를 설치, 과도한 전압 유입을 차단하거나 우회시켜 장비 손상을 방지하는 방법 등이 동원된다.
현재 군과 산학연 협동으로 EMP 공격에 견딜 수 있는 강한 내구성을 지닌 고성능 차폐 소재 개발과 EMP 발생 시 자동으로 방호 기능을 작동시키는 지능형 기술 개발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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