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물들인 환상적 야경… 서울 한여름 밤을 식혔다"
파이낸셜뉴스
2025.08.03 18:51
수정 : 2025.08.03 18:51기사원문
서울라이트 DDP 여름
올해 처음으로 여름 시즌 개최
미디어아트 전시에 한복쇼까지
1일 개막식에 시민 1만명 몰려
10일까지 매일 저녁 무료 관람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웠던 7월 마지막날 서울 중구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시민들로 붐볐다. 단순히 무더위를 피해 서울 명소를 둘러보는 것을 넘어 일찍부터 '디자인 둘레길' 곳곳에 가족·연인·친구들이 무리를 지어 자리를 잡았다. 이날 DDP에서는 올해 두 번째를 맞는 여름축제 '디자인 홀리데이'가 열렸다.
세계 3대 디자인어워드를 석권한 '서울라이트'는 올해 처음으로 기존 봄, 가을에 더해 '여름' 행사를 개최했다.
오 시장은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언급하면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DDP에서 전통미와 첨단 기술이 어우러진 행사가 열려 감회가 더욱 새롭다"며 "소프트웨어 강국, 문화 수도 '서울' 시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끼실 수 있도록 문화·예술 콘텐츠를 접할 기회의 폭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로 겨울에만, 대부분 길거리 쪽 전면부에서 행사가 이뤄졌는데 뒷마당에서 여는 것이 처음"이라며 "첨단 기술과 서울 성곽 등이 모두 함께 아우러지는 만족스러운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일 평균 방문객 6만명을 자랑하는 DDP지만 이날 약 두 시간여 진행된 행사에만 1만명의 시민들이 몰렸다. 어둠 속 조명이 빛을 밝히기 전부터 시민들은 DDP 곳곳에 설치된 미디어 아트를 관람하고, '나만의 장식물'을 완성하는 등 디자인 체험 행사에 줄을 섰다.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를 나온 김씨(44)는 "더위가 심하지만 실내외를 오가며 즐길 거리가 많아 좋다"며 "가만히 앉아있기보다 움직이며 더위를 피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서울라이트 DDP 여름'은 오는 10일까지 매일 저녁 8~10시 펼쳐지며 시민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DDP의 222m에 달하는 비정형 외벽을 중심으로 전개하던 미디어파사드를 넘어 공원부와 서울성곽까지 전시 공간을 확장했다. 시는 "시간과 감정, 기억을 빛으로 직조한 예술 경험을 제공하며, 도심 속 환상적인 야경을 연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인과 함께 개막식의 미디어 아트를 관람한 유씨(27)는 "처음으로 밤에 DDP에서 미디어 아트를 직접 보게 됐다"며 "생각보다 훨씬 아름답고 보러 나온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시는 오는 9월부터는 '서울라이트 DDP 가을'을 아시아 최초로 개최되는 '디자인 마이애미'와 연계해 이어갈 예정이다. 서울의 사계절을 빛으로 연결하는 미디어 아트를 계절형 야간 콘텐츠로 자리매김시킨다는 계획이다.
차강희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는 "디자인 홀리데이는 일상 속에서 디자인이 주는 즐거움과 상상력을 경험할 수 있는 행사"라며 "시민이 직접 플레이어가 돼 도심 속에서 예술과 디자인, 삶을 새롭게 체험하는 여름의 특별한 피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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