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300조원 달성하려면
파이낸셜뉴스
2025.08.04 19:34
수정 : 2025.08.04 19:52기사원문
지난 2023년 기준 콘텐츠산업 매출은 154조원, 2024년 방한 외래관광객 1637만명이다. 현재 대비 거의 2배에 달하는 이 목표는 과연 달성 가능한 것일까.
최 장관의 이력을 들여다보면 그가 제시한 목표가 단순한 구호가 아님을 알 수 있다.
현재 한국의 콘텐츠 산업은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K팝, K드라마, 게임, 웹툰 등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고 연평균 5~6%의 꾸준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300조원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단순한 양적 확장을 넘어 질적 도약이 필요하다.
코로나19 이후 관광산업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3000만명이라는 목표는 결코 만만치 않다. 더욱이 단순히 숫자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관광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에서 과제는 더욱 복잡하다.
최 장관이 강조한 '입국부터 출국까지 전 과정의 서비스 혁신'과 '관광기업의 디지털·AI 전환 지원'은 관광산업의 근본적 체질 개선을 위한 필수 요소다. K컬처의 인기를 지역 곳곳으로 확산시키는 전략도 지역균형발전과 연계된 의미 있는 접근이다.
여기에 추가할 수 있는 방안이 '의료관광'이다. 본지와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2008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국제의료관광컨벤션을 진행한 바 있다. 지난 2009년 6만201명에 불과했던 외국인 환자는 2019년 49만7464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후 코로나19로 2020년 12만명으로 줄어들었던 외국인 환자가 지난해 117만명으로 코로나 이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의료관광객들이 1인당 평균 153만원을 소비하며 총 1조4052억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한 것은 단순히 의료 기술만의 성과가 아니다. 디지털 기반의 통합 서비스와 K뷰티라는 문화 콘텐츠가 결합된 결과다.
의료관광 100만 시대의 핵심 동력은 K컬처에서 파생된 K뷰티다. 외국인 환자의 56.6%(70만명)가 피부과를 방문했으며, 성형외과도 11.4%(14만명)에 달한다. 대만(550.6%), 일본(135.0%), 중국(132.4%)의 폭발적 의료관광 증가율은 최 장관이 추구하는 'K컬처의 경제적 가치 실현'이 현실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다.
이는 한국 화장품에 대한 해외 인기와 직결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 화장품산업이 바이오헬스 산업 경쟁국가 19개국 중 1위를 차지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의료관광은 단순한 의료 서비스 제공을 넘어 교통, 숙박, 통역 등 비의료 서비스 산업의 성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물론 현재 의료관광의 85.4%가 서울에 집중된 수도권 집중현상은 최 장관이 강조하는 지역발전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이를 지방까지 확대시켜 진정한 '의료+관광'을 실현할 수 있다면 가능성이 있는 시장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K드라마, K팝으로 시작된 한류가 K뷰티를 거쳐 의료관광으로 이어지는 이 선순환 구조야말로 최 장관이 꿈꾸는 300조원 시대의 청사진이다. 최 장관은 "문화는 긴 호흡으로 만들어지지만, 문화정책은 빠른 실행력으로 현장의 목마름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문화정책의 근본적 딜레마를 정확히 짚어낸 표현이다.
한국 문화의 글로벌 경쟁력은 분명하다. 최 장관의 성공 여부는 결국 야심찬 목표와 현실적 제약 사이에서 얼마나 균형감 있는 정책을 펼쳐나가느냐에 달려 있다. 그의 행보가 한국을 명실상부한 문화강국으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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