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내남결’과 IP 주권

파이낸셜뉴스       2025.08.04 19:40   수정 : 2025.08.04 20:49기사원문



문화산업 30주년을 맞은 CJ ENM이 올해 새로 내건 비전은 '글로벌 IP(지식재산권) 파워하우스'다. 주요 전략을 살펴보면 △원천 IP의 체계적 확보 △글로벌 지향 거대 IP 개발 등으로 IP에 방점을 찍고 있다. 한류 확산과 함께 IP의 중요성이 대두됐는데, 이젠 콘텐츠산업에서 'IP는 글로벌 자산이자 경쟁력'으로 통한다.

IP의 중요성은 넷플릭스에서 가장 흥행한 시리즈 '오징어 게임'과 역대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흥행 1위에 오른 K컬처 소재 '케이팝 데몬 헌터스'만 봐도 알 수 있다.

한국 창작진이 기획·제작한 '오징어 게임' IP가 넷플릭스 소유라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케데헌'은 IP 창작·저작권은 일본의 소니픽처스애니메이션에, IP 활용 권한은 넷플릭스에 있다. '케데헌' 덕에 김밥이 잘 팔리고 관광객이 증가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한국 IP가 아니기 때문에 이 작품이 디즈니의 '겨울왕국'처럼 뮤지컬, 실사영화로 확장될 수 있다는 소식이 반가우면서도 아쉽다.

K콘텐츠가 글로벌 OTT의 효자 노릇을 하나 정작 국내 제작사는 외주업체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글로벌 OTT에 작품 한 편 공급 시 한때 최대 20%까지 수익이 났는데 지금은 반의 반 토막 수준이라고 한다. 제작비가 많건 적건 추가 수익 가능성이 사라진 게 가장 큰 문제다. 콘텐츠 기업의 지속가능한 수익구조는 IP 소유 여부가 관건인데, 글로벌 OTT가 IP를 갖는 '바이아웃딜'(일괄매입)을 요구해서다.

이 가운데 '내 남편과 결혼해줘' 일본판이 아마존 프라임 오리지널 드라마 중 일본 내 시청자 수 역대 1위를 했다. 스튜디오드래곤과 CJ ENM 재팬이 기획을, 쇼치쿠가 공동 제작한 일본 드라마다. "한국이 아시아 국가와 협업해 다양한 IP를 세계적 콘텐츠로 재탄생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좋은 시도로 꼽힐 만하다. 다양한 글로벌 OTT와의 협업은 한국 제작사의 협상력을 높이고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도 IP의 중요성에 주목하며 관련 정책을 추진하나 업계에서는 단순 제작 지원보다 글로벌 OTT에 대한 협상력을 키울 수 있는 자본 지원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흥행에 따른 인센티브제도 도입이 정부 차원에서 논의되길 바라는 목소리도 있다.

IP 주권 문제는 K콘텐츠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jashin@fnnews.com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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