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관세폭탄' 브라질산 커피… 중국 "우리가 받아줄게"
파이낸셜뉴스
2025.08.05 18:31
수정 : 2025.08.05 18:31기사원문
브라질, 美 대체할 수출국 물색
中 "183개社 거래 승인" 이례적
참깨 유통社 30곳도 추가 허가
"미국 견제하기 위한 조치" 분석
중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50% 고율 관세를 부과 받게 된 브라질산 커피에 대해 수입 문호를 확대했다. 브라질 커피 업계는 이미 지난달 초부터 정부 당국에 대체 수출국 물색을 요청한 바 있어서, 중국으로의 공급 확대 가능성에 반색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브라질 주재 중국 대사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브라질 커피 수출 업체 183개사에 대한 거래를 승인했다"며 "지난달 30일 발효한 이번 조처는 5년간 유효하다"고 밝혔다.
브라질 커피 업계는 미국에서 브라질에 부과한 50% 관세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 분야다. 브라질산 커피를 수입하는 가장 큰 고객이 미국이기 때문이다.
갑작스럽게 200여곳에 가까운 브라질 커피 유통업체에 대해 대거 수출 허가를 낸 것은 이례적인 결정이다. 중국인들의 커피에 대한 관심이 최근 높아지는 추세라는 현지 보도가 있긴 했으나,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등 상대적으로 거리가 가까운 곳에도 주요 커피 생산국이 있어서다. 이 때문에 브라질산 커피에 시장 문호를 개방한 중국의 결정은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조처로 해석된다.
미국과 브라질 간 무역 긴장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중국은 브라질 참깨 유통 기업 30곳의 대(對)중국 수출도 추가로 허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브라질 중국대사관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브라질 국빈 방문 기간 체결된 협정의 결과로, 현재 승인된 브라질 참깨 유통기업은 총 61곳"이라고 공개한 뒤 "브라질 역시 46개 기업에 중국으로의 동물 사료 판매 허가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한편, 다른 생존 활로를 찾은 브라질 정부는 트럼프 정부에 대한 추가적인 맞불 대응도 잊지 않았다.
이날 현지 통신사인 아젠시아 브라질의 보도에 따르면, 제라우두 아우키밍 브라질 부통령 겸 산업통상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통상 분야 관계 장관 회의 결과, 미국이 부과한 관세 인상 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자문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WTO를 통한 분쟁 해결의 첫 번째 조처가 될 수 있으며, 미국에 대한 최종 제소 결정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룰라 대통령은 "우리는 상호주의 원칙을 적용해야 할 것"이라며 보복 관세 부과 가능성을 여러 차례 시사한 바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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