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청자 깨놓고 '도자기값' 주겠다는 거냐"…1000만원 바이올린 활 부러뜨린 男아이 부모에 비난
파이낸셜뉴스
2025.08.06 09:18
수정 : 2025.08.06 09:14기사원문
피해 아이 쪽 배상 요구…"손에 닿는 곳에 둔 책임·배상액 과하다"
"정신적 피해보상도 해야 할 수준"…"왜 피해자 탓 하냐" 비난 봇물
[파이낸셜뉴스] 자신의 아이가 고가의 바이올린 활을 부러뜨려 배상을 요구받자 아이의 부모가 "손 닿는 데 놓은 책임도 있다"는 반응을 보인 사실이 온라인에 알려진 뒤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뉴스1에 따르면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엔 '바이올린 실수로 망가뜨린 아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바이올린 주인 여자애는 울고불고 화냈다"며 글을 시작했다.
"그렇게 중요한 거면 관리했어야지"
피해 아이 측 부모가 "지금 이 활을 다시 사려면 2000만원은 줘야 한다. 비슷한 걸로 새로 사도 손에 익은 거랑 달라서 큰 피해를 준 것"이라며 "함부로 만지지 말라고 경고했고 쓰라고 허락한 적도 없는데 왜 망가뜨리냐"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그러면서 "2000만원 돈 말고 비슷한 가격대의 활을 같이 사러 가자. 활로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피해 아이 쪽 반응에 A씨도 "그렇게 중요한 거였으면 내 아들 눈에 보이지 않게 관리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손에 닿는데 놨으니까 여자애 쪽도 책임이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피해 아이 측 부모는 "현금으로 2500만원 배상하라"고 말을 바꿨다고 한다.
상황을 설명한 A씨는 온라인에 피해 부모의 행동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물었다.
A씨는 "원상복구 보상이 맞다고 생각하냐? 구매 시 1000만원에서 감가상각 빼고 주면 되는 거 아닌가"라며 "배상 금액 요구가 너무 과한 것 같아 제가 따로 알아보니 부러진 활도 현악기 공방 가서 붙이면 감쪽같이 수리된다고 한다. 금 간 흔적도 안 보인다더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리해서 쓰는 방법도 있는데 상대방이 좋게 해결할 생각은 안 하고 피해 보상에 위자료까지 얹는다"라며 상대 부모의 태도도 지적했다.
A씨는 "그렇게 소중한 거 부러졌으면 다시 붙여서 쓰면 되는 거 아니냐. 새로 사는 건 오히려 그게 바꿔도 되는 물건이었다는 뜻 같다"면서 "한 번 부서졌다고 다시는 못 쓰는 줄 알았다"고 강조했다.
네티즌들 공분에 결국 사과
네티즌들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올드 바이올린 활이면 전공 학생인 듯한데 정신적 피해보상도 해야 할 수준이다. 고려청자 깨놓고 '도자기값 물어주면 됐지' 하는 거랑 뭐가 다르냐", "악기는 연주하는 사람이 손에 익은 거 아니면 이전만큼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그에 대한 손해배상은 생각 안 하냐"거나 "바이올린에 감가상각이 어디 있냐. 오히려 오래된 바이올린이면 가격이 더 올랐겠지", "왜 피해자 탓을 하냐" 등 상황 인식이 부족한 A씨를 비난했다.
A씨도 참지 않았다.
그는 "활을 부러뜨려서 전공생 인생을 망쳤다는 건 비약이 심한 것 같다"며 "한석봉이 불 껐다고 글씨 못 쓰겠냐? 그건 남 탓이고 핑계"라고 일축했다. 또 "활이 한 개도 아니던데 대여비까지 줄 일은 아닌 것 같다. 새로 사는 게 아니라 수리하는 쪽으로 원만하게 얘기해 보겠다"고 주장했다.
부정적 의견이 계속되자 결국 A씨는 잘못을 인정하며 이후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 글을 피해 아이 측이 읽었다. 글에 이니셜과 거주지를 적으면 배상액을 덜 받겠다고 한다"며 피해 아이와 가해 아이, A씨의 영문 이니셜을 공개했다.
A씨는 "활 끝만 부러져서 수리가 될 줄 알았다. 한 번 망가지면 다시는 사용할 수 없는지 몰랐다. 앞으로 아들한테 타인의 물건을 함부로 만져 망가뜨리지 않게 엄하게 단도리하겠다"라며 "피해 학생 측에게 저와 아들 모두 제대로 사과했다. 잘 몰라서 그랬다. 반성하겠다"며 고개 숙였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