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성장사업 최대 1.3조 투자한다..대만 사업 키우고, 美 관세 대응
파이낸셜뉴스
2025.08.06 13:56
수정 : 2025.08.06 13:56기사원문
쿠팡Inc는 6일(한국시간) 빠른 대만 로켓배송 서비스 성장에 성장사업에 대한 투자 규모를 1조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미국발 관세전쟁에 따른 관세 부담 등 수출 판로 혼란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대만으로 수출 판로를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쿠팡은 이날 2·4분기 연결실적 발표에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9% 성장한 11조976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분기 최대 매출이다. 쿠팡의 영업이익은 2093억원으로 전년 영업손실(342억원)에서 흑자전환했다. 특히 대만 로켓배송과 파페치 등 성장사업 부문 매출이 같은 기간 33% 오르며 사상 최대인 1조6719억원을 냈다. 쿠팡이 대만에 처음 진출한 2022년 4·4분기 성장사업 매출은 1806억이었는데 2년 반만에 분기 기준 9배 이상의 성장세를 일군 것이다.
거랍 아난드 쿠팡 CFO는 “성장 사업 가운데 대만에서의 잠재력이 빠르게 커짐에 따라 연간 조정 에비타 손실이 9억~9억5000만달러(1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번 투자는 대만 서비스에 대한 확신이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것”고 설명했다. 연초 쿠팡의 성장사업 손실 전망치는 최대 1조원(7억5000만달러) 규모였다. 그러나 하반기 이보다 최대 30%(3000억원) 늘어난 1조 3000억원을 예상한다는 것이다. 투자 업계에서 에비타 손실 전망치를 상향한다는 것은 당장 수익성 제고보다도 미래 성장 가능성에 영업이나 운영비용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는 의미다.
대만에서 쿠팡의 위상이 높아질수록 국내 중소기업 수출 판로 확대엔 긍정적이다. 업계는 전 세계로 판로를 넓히려는 국내 중소기업이 이미 한국에서 친숙한 로켓배송으로 대만 판로를 확대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 쿠팡은 수출 중소기업이 부담해야 할 수출 서류와 통관, 배송, 마케팅 등을 모두 전담하고 있다. 수출 초보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전문무역상사’로 지난해 선정된 쿠팡은 이 제도를 통해 국내 중소기업 상품 발굴을 늘려 수출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쿠팡은 로켓배송 구입시 대만달러(약 2만2800원) 이상, 한국 등 글로벌 직구 상품은 690대만달러 이상 구매시 무료 배송을 해주고 있다. 지난 1·4분기 대만에 출시한 와우 멤버십(월 59만대만달러·약 2600원)으로 무제한 무료 로켓배송·반품을 시작했고, 현지 소비자들에게 30% 할인쿠폰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제공 중이다.
김범석 의장은 “대만의 2·4분기 매출과 고객 수가 직전 1·4분기와 비교해 각각 54%, 40% 늘어났다”며 “지난해 2·4분기와 비교하면 이번 분기 매출은 세자릿수 성장세”라며 한국의 로켓배송 초창기와 유사한 성장궤적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쿠팡은 대만에서도 한국처럼 지역 곳곳에 물류센터와 배송캠프를 늘리고, 직고용 배송기사로 빠른 로켓배송 시스템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타오위안시에 머신러닝과 인공지능(AI) 기반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2호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3호 풀필먼트센터 운영도 추진 중이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 소상공인들이 큰 고정 비용 투자 없이 쿠팡 인프라를 활용해 수출 기회를 얻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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