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건설 부진에 낮은 생산 증가세...소비 여건은 부분적 개선"

파이낸셜뉴스       2025.08.07 14:29   수정 : 2025.08.07 14:29기사원문
8월 경제 동향...건설업 부진 실물경제 회복 걸림돌
‘민생회복 쿠폰’ 효과 기대···소비 심리 개선 흐름
“반도체 선제 수출 효과 사라지면 수출 둔화 우려”



[파이낸셜뉴스] 우리 경제가 건설업 부진 등으로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민간 소비는 다소 개선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반도체 수출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과의 통상 마찰에 따른 고율 관세 부담이 수출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8월 경제 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업 부진에 주로 기인해 낮은 생산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소비 여건은 부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KDI는 건설업 부진은 실물 경제 회복을 가로막는 핵심 요인으로 꼽혔다.

건설 투자는 1분기 13.3%, 2분기 11.7%로 두 자릿수 감소 폭을 이어갔다.

6월 건설기성(공사실적)은 전년 동월 대비 12.3% 감소하면서 지난 5월에 이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KDI는 “건설 수주와 착공 면적이 일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위축과 안전 관리 강화로 인해 공사 기간이 연장되고 있어 건설 회복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설비 투자는 반도체 제외한 대부분 부문 조정 국면에 진입한 모습이다. 6월 설비 투자는 전년 동월 대비 2.1% 증가했지만 5월(6.7%)보다 증가폭이 크게 축소됐다. 특히 기계류는 -0.7%에서 -1.0%로 감소폭이 확대됐고 운송장비도 26.5%에서 10.4%로 증가세가 둔화됐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제조용 장비(13.3%→14.1%)와 정밀기기(8.7%→12.2%)는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지만, 전기·전자기기(-6.8%), 일반산업용기계(-11.8%), 기타기기(-2.0%)는 모두 부진했다.

소비는 아직 전반적으로 미약한 흐름이지만 소비 심리 회복과 정책 효과로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

재화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0%안팎의 여전히 낮은 증가율을 머물고 있지만 7월 소비자 심리지수(110.8)는 전월(108.7)에 이어 기준치(100)을 크게 웃돌았다.

개별 소비세 인하의 영향으로 승용차 소비가 15.4% 급증했지만, 이를 제외한 소매판매(-1.6%)는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서비스 소비도 회복이 더딘 모습이다. 숙박·음식점업(-2.7%), 교육서비스업(-2.6%), 예술·여가서비스업(-1.9%) 등 주요 업종의 생산이 부진했다.

반면 소비 심리는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10.8로 전월(108.7)에 이어 기준치(100)를 크게 웃돌았다. 여기에 가계대출금리 하락과 함께 7월부터 지급된 민생 회복 소비 쿠폰도 소비 회복을 뒷받침할 것으로 KDI는 전망했다.

KDI는 수출에 대해 다소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놨다.

KDI는 "수출은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향후 반도체를 중심으로 선제적 수출 효과가 축소되고 관세 인상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둔화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7월 수출은 지난해 대비 5.9% 증가하며 두달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반도체(31.6%)와 선박(107.6%)의 급증이 전체 수출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 같은 흐름은 미국의 반도체 관세 인상에 앞서 출하를 앞당긴 ‘선제적 수출 효과’와 선박의 기저효과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게 KDI의 진단이다. 반도체·선박을 제외한 일 평균 수출은 5월 -3.2%, 6월 -2.4%, 7월 -2.0%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KDI는 “선제 출하 효과가 축소되고 관세 인상이 본격화될 경우 수출 둔화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업심리지수(BSI)도 7월 기준 68.0으로 기준선(100)에 크게 못 미치는 등 회복 흐름이 미약했다.

KDI는 “미국과 주요국 간 무역 협상이 타결되며 통상 불확실성은 일부 해소됐지만 고율 관세 장기화와 기업 심리 위축으로 경기 하방 압력은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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