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에 드리운 '관세 그림자'
파이낸셜뉴스
2025.08.07 19:13
수정 : 2025.08.07 20:38기사원문
올해 2·4분기 기준 미국은 에이피알 전체 매출의 29%를 차지하며 국내보다도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K뷰티의 글로벌 영향력을 실감케 하는 장면이다.
K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K뷰티는 전 세계 소비자에게 익숙한 이름이 됐다. 특히 미국은 중국을 제치고 K뷰티 최대 수출국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보호무역주의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K뷰티에도 통상 리스크가 현실로 다가왔다. 당초 예고된 25% 상호관세는 피했지만 그간 면제됐던 품목에 15% 관세가 새로 적용되면서 업계에는 적잖은 긴장감이 돌고 있다.
반면 중견 브랜드 이상의 업체들은 수출원가 수준의 관세를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15% 상호관세는 소비자 판매가가 아닌 수출원가 기준으로 부과된다. 국내 주요 브랜드들은 현지법인을 통해 소매가의 30%가량에 제품을 공급하거나 미국 유통사와의 거래 과정에서 비용을 분담하기 때문에 관세 인상분을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기초제품군처럼 대체재가 마땅치 않은 카테고리에서는 가격이 다소 인상되더라도 소비자가 이탈할 가능성이 낮다.
미국 내 초저가 화장품 시장을 주도하던 중국 브랜드들에 부과된 상호관세율은 30%로 한국보다 두 배 높다. 이 점은 K뷰티에 분명한 기회가 될 수 있다. 관세 부담으로 중국 초저가 브랜드가 밀려난 자리에 K뷰티가 파고들 수 있다. 결국 관세는 K뷰티의 수익성을 압박하면서도 동시에 시장 재편을 유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이제 K뷰티는 제품력과 트렌드만으로는 부족하다. 글로벌 통상환경까지 고려한 수출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단순한 관세 대응을 넘어서 중장기적인 통상 리스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이 요구된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