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사령관 "전작권 전환, 서두르면 안보태세 위태로워져…'속도전' 경계"
파이낸셜뉴스
2025.08.10 12:35
수정 : 2025.08.10 14:51기사원문
"UFS 야외기동훈련 조정 "안규백 장관이 자연재해로 요청"
"준비태세 유지 위해 주한미군 단독 훈련도 일부 있을 것"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 8일 평택 캠프 험프리스 미군기지에서 열린 국방부 출입기자단과 첫 기자간담회에서"미래를 보는 수정 구슬이 없기 때문에 언제 (한국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될 지 모른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이어 "기본운용능력(IOC)에서 최종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까지 달성하는데 충족해야 하는 특정 조건들이 있다"며 "기존에 설정된 방향으로 계속 추진하면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단순히 완료했다고 하기 위해 서두르는 것은 한국과 미국 모두에 이롭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새 계획이 수립되기 전까지 현 계획을 이행해야 한다. 군사적인 관점에서 새 계획 역시 한반도 평화를 유지할 능력을 보장하는 조건들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손쉬운 지름길을 택하게 되면 한반도 내 전력의 준비태세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그 지점(전작권 전환)에 도달하기 위해 공동으로 관리하고 평가하는 접근법을 채택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달 18일부터 실시하는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Ulchi Freedom Shield)' 야외기동훈련(FTX) 절반이 9월로 미뤄진 것에 대해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김명수 합동참모의장의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 "현시점에서 재해복구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내가 막을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준비태세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훈련은 진행될 것이고, 미래 어떠한 상황에도 대비하기 위해 주한미군 단독 훈련도 일부 있을 것"이라며 "연습을 일부 조정했으나 준비태세를 위해 연습을 온전히 할 것이고, 연습 관련 결정사항들에 대해 문제없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열릴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주한미군의 규모와 역할 변화와 한국의 국방비 증액, 전작권 전환 등 다양한 쟁점을 포괄할 전망이다. '한미동맹 현대화' 의제가 정면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연합사령관이 전작권 전환 문제는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 주목된다.
브런슨 사령관은 '동맹 현대화'에 대해 "현재 처한 작전 환경에서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하는 합리적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동북아 지역은 과거와 매우 다르다. 북쪽에는 핵으로 무장한 적이 있고, 러시아가 점점 북한에 개입·관여하고 있고, 중국 역시 인도·태평양 지역을 위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군이 양안 문제에 개입 가능성에 대해선 "미국이 대만에 가면 한국도 같이 간다는 식으로 기정사실로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또 "한미동맹에서 적을 특정해 명명하진 않지만, 우리는 북한을 '배 바로 옆에 있는 악어'처럼 가장 근접한 위협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 위협을 살펴보면 러시아가 연계돼 있다. 양국은 무기와 기술을 주고받는다. 그렇다면 러시아도 위협"이라며 "중국 해군은 제주 남방을 돌아 올라가 러시아 함대와 합류해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했다. 이 두 나라가 이렇게 움직이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브런슨 사령관은 또 패트리엇 미사일을 운용하는 제35방공포병여단의 일부 전력을 지난 4월 중동으로 재배치한 것을 한반도 내 자산을 조정한 전략적 유연성의 사례로 들면서, 늘 병력 숫자보다는 역량이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패트리엇 포대의 공백을 5세대 전투기가 상당 부분 보완했으며, 패트리엇 포대도 언젠가 업그레이드돼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무엇이 논의될지는 모른다면서도 "이재명 대통령이 백악관에 초청돼 미국 군 통수권자와 직접 안보 문제를 논의한다는 사실이 매우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이나 러시아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이라고 언급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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