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악관, 엔비디아·AMD AI 칩 중국 매출의 15% 챙기는 '유례없는' 합의
파이낸셜뉴스
2025.08.12 10:55
수정 : 2025.08.12 10:5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엔비디아가 중국에 차세대 인공지능(AI) 칩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을 비롯한 외신은 엔비디아가 중국 판매 수익으로 예상하는 약 20억~30억달러를 미국 정부에 지급하는 유례없는 조건에 합의를 했다며 성능이 떨어지는 AI칩인 블랙웰을 중국에 팔 수 있도록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허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보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엔비디아 뿐만 아니라 AMD 중국에 판매하는 AI 칩 매출 중 15%를 미국 정부에 지급하는 타결에 합의했다고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H20는 쓸모가 없어졌다”며 “중국 수출을 허용할 경우 판매의 20%를 미국 정부가 가져가길 원한다”라고 말했다.
엔비디아와 AMD는 대형 시장인 중국에 대한 수출 재개로 활기를 기대하고 있다.
엔비디아에게 중국은 연매출의 13%를 거두는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로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로 인해 중국 시장을 겨냥한 성능이 떨어지는 신제품을 출시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돌연 H20의 대중국 수출을 금지시켰으나 지난달 미국 상무부는 H20의 중국 수출이 미국 국가 안보를 위협하지 않는다며 수출 면허를 발급했다.
이번 백악관과 엔비디아, AMD의 합의에 대해 유례없는 사례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또 이들 기업이 중국 시장 매출의 일부를 미국 정부에 지급하는 것을 세금으로 보는 시각도 나오고 있는 등 논란이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성능을 낮춘 칩이 중국의 AI 개발을 촉진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기술국가안보 국장을 지낸 사이프 칸은 “성능을 낮춘 엔비디아 칩으로도 중국이 세계를 주도하는 AI 슈퍼컴퓨터를 만들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미국의 칩 수출 통제가 정치적인 목적과 중국의 기술 개발 저지를 위한 것이라며 반발해왔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H20의 수출 허용에도 중국에서는 안보 위협을 우려해 망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칩워(Chip War)’ 저자 크리스 밀러는 FT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 정부가 중국에 이미 판매된 반도체 장비의 업그레이드를 하지 못하도록 서방기업들까지 압박해왔다며 이에 중국 당국이 미국에서 설계된 칩을 불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DA데이비슨 애널리스트 길 루리아는 야후파이낸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백악관과 미국 AI칩 업체들의 이번 합의로 중국이 미국 칩업체들부터 구매를 줄이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국 기업들의 돈이 미국 정부로 넘어가는 것을 중국 정부가 원하지 않아 앞으로 화웨이 같은 업체로부터 공급받는데 주력할 것이라는 것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합의로 미국과 중국 모두가 승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번스타인리서치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은 원하던 AI칩을 확보하게 됐고 미국 정부는 대중국 칩판매로 20억달러(약 2조7800억원)를 거둬들이고 중국으로부터 희토류 공급 합의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두 정부 모두에게 이득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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