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기적은 베트남 발전의 영감"...베트남 서열 1위, '이 대학'서 명예박사 학위

파이낸셜뉴스       2025.08.12 12:27   수정 : 2025.08.12 12:26기사원문

【하노이(베트남)=김준석 특파원】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11일 서울 연세대학교 특별 강연에서 한·베 협력의 ‘5대 방향’을 제시하며 양국 관계의 질적 도약을 선언했다. 럼 서기장은 "베트남과 한국은 문화와 역사, 발전 목표에서 깊은 공통분모를 공유한다"며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 단계 더 심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연세대는 럼 서기장에게 명예 정치학 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이번 수여에는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의 추천과 적극적인 지원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HS효성 측은 12일 조 부회장이 연세대 교육학과 90학번 동문으로서 직접 작성한 추천서를 학교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강의 기적, 베트남 발전의 영감"


럼 서기장은 이날 특별강연에서 "한국은 역사와 경제·사회 발전, 그리고 국민의 의지에서 베트남에 큰 영감을 주는 나라"라며 "연세대는 140년 전통 속에서 한국 발전의 산실이자 혁신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럼 서기장은 특히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등 연세대 출신 유명인들을 언급하며 "연세대 출신 인재들이 세계 무대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베트남 청년들도 이 같은 도전 정신을 배우길 바란다"고 했다.

럼 서기장은 향후 양국 협력 방향으로 △정치·외교 신뢰 강화 △경제·통상 최우선 협력 △과학기술·혁신·인력개발 신(新)협력축 구축 △문화·관광·교육·노동·인적 교류 확대 △다자무대 공조 강화를 제시했다. 반도체·첨단소재·바이오를 양국 미래 협력의 우선 분야로 꼽았으며, 인공지능(AI)·전기차·조선 기술에서도 인재 양성과 공동 연구를 제안했다.

또 "베트남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서 건설적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2025년 한국 APEC 정상회의, 2027년 베트남 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자"고 밝혔다.

800년 전 화산 이씨 인연...수교 33년 만에 초고속 발전


럼 서기장은 "1992년 수교 이후 33년 만에 양국 관계는 역사상 유례없는 속도로 발전했다"면서 "문화적·역사적 유대와 전략적 이해관계의 결합이 이를 가능케 했다"고 한국과 베트남 관계를 평가했다.

그는 베트남 왕족 출신인 '화산 이씨'를 언급하며 한국과 베트남의 인연을 강조했다. 럼 서기장은 "800여 년 전 베트남 리(李)씨 왕족이 한반도에 정착한 이래, 현재 한국 내 베트남인은 35만명, 베트남 내 한국인은 20만명에 달한다"면서 "베트남 국민은 한국 문화와 스포츠에 친숙하며, 삼성·현대·LG와 같은 한국 브랜드와 서울이라는 지명은 이미 생활 속에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베트남의 3위 교역국, 최대 투자국, 2위 공적개발원조(ODA) 제공국이자 3위 관광·노동 파트너"라면서 "베트남은 한국의 아세안 최대 경제 파트너"라고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람 중심 발전으로 2045 선진국 목표"


럼 서기장은 베트남의 장기 발전 전략도 소개했다. 2030년까지 현대 산업국가이자 중상위 소득국, 2045년까지 선진 고소득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베트남은 △에너지·교통·디지털 인프라 확충 △고속철·원전·스마트시티 건설 △녹색·순환경제 전환 등을 추진한다.

럼 서기장은 "베트남 발전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며 "과학기술·혁신·AI·디지털 역량을 갖춘 인재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했다. 특히 연세대와 같은 한국 명문대와의 교육·연구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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