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 통계 전면 재검토...110년 전통 월간 보고 멈출 수도

파이낸셜뉴스       2025.08.13 15:02   수정 : 2025.08.13 15:02기사원문
美 트럼프 정부 참모진, 최근 비공개로 노동부 통계 방식 조정 논의
응답률 상향 노려...자료 수집 개편 검토
7월 고용 지표에 성난 트럼프, 우파 학자로 통계 수장 교체
새 수장 지명자 "통계 문제 개선까지 월간 보고서 발행 중단해야"
美, 110년 역사 월간 고용 보고서 멈추고 분기 보고서만 내놓을 수도



[파이낸셜뉴스] 이달 기대에 못 미치는 고용 통계 때문에 체면을 구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통계 방식을 전반적으로 바꿀 예정이다. 새로운 통계 수장 지명자는 통계 체제를 재정비하기 위해 약 110년 동안 이어온 고용 보고서 발행을 잠시 멈추자고 제안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트럼프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백악관 참모진이 최근 노동부 당국자들과 함께 최근 며칠간 비공개회의를 열었다고 전했다.

참모진은 고용 자료 수집을 위한 새로운 방안과 그 과정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검토했다고 알려졌다. 노동부 노동통계국 설문조사의 응답률을 높이는 것도 목표 중 하나다.

통계 논란은 지난 1일 노동통계국의 7월 통계에서 시작됐다. 노동통계국은 지난 1일 발표에서 미국의 7월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7만3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10만명)를 크게 밑도는 숫자였다. 동시에 5~6월 비농업 일자리 증가폭을 수정해 약 25만8000명 하향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상호관세' 등 관세 조치가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고용 지표에 반영되었다고 분석했다.

상호관세 협상을 마친 트럼프는 지난달 31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관세 덕분에 미국은 다시 위대하고 부유하게 되고 있다"며 경제성과를 자랑했다. 그는 바로 다음날 실망스러운 고용 지표가 나오자 격분했다. 트럼프는 당시 노동통계국장이었던 에리카 맥엔타퍼를 즉각 해고했다. 그는 1일 맥엔타퍼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지명한 사람이며 지난해 대선 전에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을 위해 일자리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내 팀에게 이 바이든 정무직을 즉각 해고하라고 지시했다. 훨씬 더 유능하고 자격 있는 누군가가 그를 대체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트럼프는 3일에도 맥엔타퍼가 정치적으로 일자리를 조작했다며 “사기 행위”로 해고됐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정부 관계자들 역시 앞다퉈 해고를 옹호하며 노동통계국 조사에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트럼프는 이후 11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 우파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수석 경제학자인 EJ 앤토니를 차기 노동통계국장으로 지명했다.

앤토니는 같은 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노동통계국의 자료 수집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통계국은 문제가 수정될 때까지 월간 보고서의 발행을 중단해야 한다"며 "시의성은 떨어지지만 더 정확한 분기 보고서는 계속 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부의 월간 고용보고서는 1915년부터 110년 동안 발간된 핵심 경제 지표다. 해당 보고서에는 신규 일자리 수와 실업률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산업계와 투자자, 정책 입안자는 물론 연방준비제도(연준)까지 미국 노동 시장의 건강성을 가늠하는 핵심 척도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노동부가 월간 통계를 멈추고 분기 통계만 발행한다면 기업 및 정책 입안자들이 수십 년 동안 의지한 자료가 일시적으로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앤토니는 "월가에서부터 정계에 이르는 주요한 의사결정권자들은 이 숫자(보고서)에 의존하는데 이 자료에 대한 신뢰의 결핍은 심대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백악관의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12일 브리핑에서 월간 고용 보고서가 계속 발행되느냐는 질문에 "그게 희망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월간 보고서가 미국인들이 신뢰할 수 있는 자료가 되는 것도 희망 사항"이라고 답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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