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정수시설에 1조3000억 투자… 수돗물 불안 없앤다

파이낸셜뉴스       2025.08.13 18:37   수정 : 2025.08.14 07:24기사원문
먹는 물 안전 팔걷은 수자원公
입상활성탄 여과·오존 살균 통해
하루 1310만명에 398만t 공급
전국 정수장 도입률은 14% 그쳐
동결된 광역정수요금 인상 시급



기후위기와 산업화로 인한 신종 오염물질 확산으로 수돗물 안전에 대한 국민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고도정수처리 확산과 입상활성탄 비축·재생시설 구축 등 전방위 투자에 나서고 있다. 다만 국민들이 안심하고 물을 마시기 위한 지속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광역 정수요금의 현실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고도정수처리 13곳 도입·19곳 추진

13일 K-water는 국민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물 공급을 위해 고도정수처리 도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39개 광역정수장 중 13곳(33%)에 4470억원을 투입해 운영 중이며, 19곳에는 7850억원을 투자해 추가 확충을 추진 중이다. 이 공정은 표준처리에 유기물 흡착력이 뛰어난 입상활성탄 여과, 염소보다 최대 500배 강한 오존 살균을 추가해 수질을 강화한다. K-water는 "표준정수처리만으로도 법정 수질기준은 충족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조류 번성이나 미량 유기물질, 불쾌한 맛이나 흙·곰팡이 냄새 등을 효율적으로 제거하려면 고도정수처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하루 398만3000t, 약 1310만명이 고도처리수를 공급받고 있으며, 전 시설로 확대 시 하루 754만1000t, 2481만명까지 늘어난다. 그럼에도 지자체 운영을 포함한 전국 431개 정수장 중 고도정수처리를 도입한 곳은 2024년 기준 61곳(14%)에 불과하다. 이는 설치·운영비 부담이 크고 전문성이 요구돼, 수원지 특성과 예산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K-water는 이러한 여건을 감안해 미도입 정수장도 국가수도기본계획에 반영, 2027년까지 순차 확대할 방침이다.



■입상활성탄 비축·요금 현실화 과제

고도정수처리에 필수적인 입상활성탄은 중국 의존도가 높아, 정부는 2022년 7월 요소수·마스크에 이어 세 번째 긴급수급조절물자로 지정했다. K-water는 공급망 위기에 대비해 올해 4월 수지정수장에 1800t 규모 비축시설을 완공했고, 내년까지 구미정수장에 4200t 규모를 확충한다. 덕소·밀양정수장에는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재생시설을 건설 중이다.

아울러 2002년 문을 연 K-water 수질센터는 KOLAS 등 7개 분야 공인기관으로 지정돼 국제 수준의 분석역량을 갖췄다. 인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500여 항목을 관리하며, 매년 231개 항목을 선정해 80개 정수장을 조사한다. 또 미세플라스틱·과불화화합물 등 신종 오염물질 분석법을 고도화하고, eDNA·안정동위원소 기술로 상수원부터 수도꼭지까지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시설·기술 투자가 효과를 내려면 안정적인 재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광역 정수 요금은 1t에 432.8원으로, 2016년부터 동결돼 현실화율이 78%에 그치고, 생산원가조차 회수를 못 하고 있다. 500㎖ 생수는 1000원에 판매되지만 같은 양의 광역 수돗물은 0.2원에 불과하다. 특히 OECD 평균 수돗물 요금(2633원)의 30% 수준인 796원에 머물러 장기적인 투자에 제약이 불가피하다.


이러한 대내외적 위기를 기회 삼아 K-water는 물 산업분야 혁신 스타트업도 육성 중이다. CES 2025 혁신상을 수상한 수처리기업 퍼스트랩은 화학물질 없이 초음파로 고독성 오염물질을 분해하는 기술을 개발해 아스트라제네카와 실증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K-water 관계자는 "기후변화와 산업화로 악화되는 수질과 신종 오염물질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시설·기술·재원 투자를 지속 강화하고, 물산업 혁신 생태계 조성에도 힘쓰겠다"며 "국민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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