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재명이네'에 싸움 건 국힘 조정훈…알고 보니 '바이럴 마케팅'의 정석

파이낸셜뉴스       2025.08.14 14:28   수정 : 2025.08.14 14:27기사원문
지역구 '소상공인 살리자' 취지…다양한 형식의 영상과 글 SNS 올려
'재명이네' 식당 제안으로 UFS 콘셉트 촬영…수해 등으로 게시 안 해



[파이낸셜뉴스] "마포 오실 일 있으시면 꼭 들러주세요. 따뜻한 마음으로 준비한 비빔낙지칼국수 대접하겠습니다."

식사를 제안한 식당은 마포에서 '재명이네'라는 이름으로 비빔낙지칼국수 식당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이었다.

14일 이 같은 제안을 한 사람은 "지난 11일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스레드에 올린 글이 왜곡되고 있다는 걸 알리기 위해 메일을 보냈다"고 전했다.

조 의원의 글이 SNS 올라온 뒤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건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었다.

지역구 식당에 시비 건 조 의원?




논란이 된 건 조 의원이 지난 11일 자신의 스레드 계정에 올린 글이었다. 지역구인 마포구에 위치한 식당 사진과 함께 “우리 지역구에 이거 뭐냐? 싸우자는 거?”라는 글을 올렸다.

이 식당의 이름은 '재명이네'였고 온라인에선 자연스럽게 조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오던 것과 연결했다.

조 의원이 자신의 글 아래 달아 놓은 “그런데 맛있네”라는 댓글도 소용없었다.

네티즌들은 "지역구 주민의 식당 이름이 대통령 이름과 같다고 좌표를 찍는 국회의원"이라거나 “나 같은 자유 우파들 속 썩으라고 일부러 이러는 거냐”, “본인 지역구 자영업자와 싸우자는 게 국회의원인가”, “전국에 이름이 재명인 사람이 한둘이냐”, “대통령 이름으로 어그로 끌면서 ‘싸우자는거?’ 거참 이게 뭐냐”는 등 반응을 보였다.

"제가 먼저 제안했어요"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조 의원의 SNS 글은 알고 보니 해당 식당의 사장이 조 의원에게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일을 보낸 소상공인은 "바쁘신 와중에도 저희 매장을 기사에 다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다만 일부 내용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 조심스럽게 정정 말씀을 드리고자 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이어 "우연히 지역구 국회의원이신 조정훈 의원님을 만나게 됐고 제가 먼저 '혹시 의원님의 SNS에 저희 매장을 소개해 주실 수 있겠느냐'고 부탁드렸다"며 "매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에서였다"고 덧붙였다.

조 의원도 지역구 소상공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소상공인은 "의원님께서 흔쾌히 수락해 주셨고 게시 내용 역시 사전에 상의해 올린 것이었다"고 바로잡은 뒤 "혹시 기사로 인해 불필요한 오해가 확산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글을 올린다. 다행히 소개 이후 손님이 많이 찾아주셔서 매출도 꽤 올랐다"는 뒷이야기도 전했다.

알고 보니 소상공인 살리기 프로젝트




조 의원실에도 해당 사실을 확인했다.

조 의원실은 "식당 사장님이 젊은 분이라 UFC 컨셉트로 가자고 제안해 다소 유쾌하게 영상을 촬영했다. 폭우로 피해가 극심한 상황에 올리는 건 부적절하다는 판단에 현재까지 해당 영상을 올리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의원이 SNS에 '싸우자'는 표현을 사용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온라인에 오해가 불거진 것도 촬영한 영상을 올리지 않은 채 SNS에 사진과 글만 올리면서 불거진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조 의원 측은 마포 상권을 살리기 위해 지역 소상공인들을 찾아 영상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대신 홍보하는 역할을 해 줬다.

현재 조 의원의 인스타그램과 스레드 등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새벽 4시부터 식당에 나와 딸이나 손주 같은 손님들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는 칼국수 사장님의 잔잔한 인터뷰, 블랙핑크 최신곡 '뛰어'의 노래에 맞춰 격하게 헤드뱅잉을 하는 지역 빵집 등 형태도, 내용도 다양한 영상들이 올라와 있다.


조 의원은 "지역 상권을 살리려고 노력한 건데 괜한 논란을 일으켜서 죄송할 따름"이라며 "정치인이 욕 먹는 건 당연한 거라 괜찮은데 사장님이 피해가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기사가 나간 날 전화를 걸었더니 당일 오전 재료가 소진이 됐다. 잘 되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