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연패 늪에도 일단 3위 사수... 롯데의 가을야구, 감보아와 벨라스케즈에 달렸다

파이낸셜뉴스       2025.08.17 14:32   수정 : 2025.08.17 14:3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롯데 자이언츠가 흔들리고 있다. 올 시즌 단 한번의 스윕패도 없었고, 4연패도 없었던 롯데가 연패의 늪에 제대로 빠졌다. 시즌 최장 8연패.

하지만 순위표를 보면 여전히 3위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롯데가 올 시즌 얼마나 많은 승리를 쌓아왔는지를 방증한다. 전문가들이 ‘과연 롯데가?’라며 고개를 갸웃했던 팀이지만, 정규시즌 결승선을 바라보는 시점에 누구보다 높은 곳에 서 있었다. 그러나 지금, 롯데는 가장 깊은 늪에 빠져 있다.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직후인 지난해 4월에도 롯데는 9연패를 당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원인은 같다. 타선의 침묵이다. 이달 팀 타율은 0.199. 리그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2할에 미치지 못한다. 장타력은 더욱 심각하다. 팀 장타율은 0.251로, 한화의 0.360보다 1할 이상 낮다. 팀 홈런은 고작 2개. 한 달 동안 평균 2.6점밖에 내지 못한다면 연패는 당연한 결과다.

6일까지만 해도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94.9%였다. 그러나 8연패 뒤, 불과 열흘 만에 21%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관계자들은 롯데의 가을야구행을 높게 평가한다. 롯데가 그만큼 많은 ‘버퍼’를 쌓아왔다는 의미다. 그러나 숫자는 경고하고 있다. 가을야구의 문이 언제든 닫힐 수 있음을 말이다.



롯데가 마지막으로 가을야구를 경험한 건 2017년. 무려 8년 전이다. 지금 주축 선수들 대부분은 가을야구 경험이 없다. 중심타자 전준우의 부상은 팀 리더십까지 흔들고 있다. 전준우는 중요한 순간에 적시타를 때려주며 팀 전력을 클리처 리더였다. 이런 팀이 순위 싸움의 마지막 코너를 돌아야 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다. 김태형 감독의 어깨가 무거워지는 이유다.

지금 롯데에 필요한 건 말이 아니다. 연패를 끊는 승리다. 그 책임은 알렉 감보아와 빈스 벨라스케즈가 짊어진다.

감보아는 올 시즌 12경기에서 7승 4패, 평균자책점 2.21을 기록한 확실한 에이스다. 그가 삼성전에서 연패를 끊어내지 못한다면, 화요일 등판 예정인 벨라스케즈가 진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롯데는 단순한 ‘연패의 늪’이 아니라 진짜 가을야구 자체가 위험할 수도 있다.





야구에서 연패는 끝없는 늪처럼 보인다. 하지만 한 번 끊기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 문제는 ‘그 한 번’을 언제 잡아내느냐다. 롯데는 이미 충분히 성장했다.

그러나 진짜 강팀이 되려면 위기의 순간을 헤쳐 나가야 한다. 타선은 사이클이 있다.
지독히도 안터지다가 봇물처럼 터지기도 하는 것이 타선이다. 지금은 8연패라는 시련 속에서 김태형호가 진짜 힘을 증명할 때다. 그리고 그 시작은 감보아와 벨라스케즈에서 시작돼야 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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