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수급부터 제품생산까지… 베트남 컨테이너 물류망 구축
파이낸셜뉴스
2025.08.19 18:35
수정 : 2025.08.19 18:35기사원문
(1) 팬오션
베트남, 中 대체 생산기지 부상
국제 항로 중심지 성장성 갖춰
벌크화물·컨테이너 토탈 서비스
인도네시아·태국으로 확장 전략
럼 당 서기장은 2030년까지 한국-베트남 간 교역 규모가 1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미국발 관세전쟁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 계승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 해운이 정부 보폭에 발맞춰 베트남 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이다. 이에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해운사들의 경영 현황과 미래 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파이낸셜뉴스 호찌민(베트남)=강구귀 기자】하림그룹 핵심 계열사 팬오션이 벌크화물(철강수출, 시멘트수출, 석탄수입, 탱커, 액화천연가스)을 넘어 컨테이너까지 토탈 서비스로 차별화에 나섰다. 현지 물류기업의 코디네이터 역할을 자처하며, 글로벌 물류 프로바이더(공급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고객 요구에 맞춘 토탈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물류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다.
19일 김명동 팬오션 베트남 호찌민 사무소장은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호찌민을 중심으로 한 남부 지역, 하이퐁을 중심으로 한 북부 지역에 '베트남 컨테이너 물류망'을 구축했다"며 "이에 현지에서 운영 신뢰성이 높고 비용이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팬오션은 현지 기업과 협력을 통한 물류망 구축 전략을 택했다. 컨테이너 종합물류기업인 MACS 코퍼에리션을 단독 대표 대리점(GA)으로 지정해 하역과 입출항, 화물 안전관리 등을 맡겼다.
김 사무소장은 "토탈 서비스는 베트남 현지 선사들이 하기 어려운 부분인 만큼 가장 부각될 수 있는 경쟁력"이라며 "원료 수급부터 제품 생산까지 현지 모든 물류에 관여하며, 물동량 추종 등 빅데이터도 쌓고 있다"고 설명했다.
팬오션은 베트남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호치민 사무소 인원도 대폭 확대했다. 지난해 10월까지 1인 사무소 체제였지만, 현재 한국 주재원 2명과 컨테이너 포워더 영입 및 관리 현지직원 20명으로 늘어났다. 이는 팬오션의 전신인 STX팬오션이 2013년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포기했던 인도네시아와 태국 시장 확장을 위한 행보다. 팬오션은 베트남을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벌크 시장을 재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팬오션 호찌민 사무소는 △철강·컨테이너 수출입 △베트남 전력사 및 철강사의 미네랄(주로 석탄) 수입 △곡물 수입이 주 사업으로 펼치고 있다. 태국, 말레이시아 석탄수입 및 철강 수출·인도네시아 석탄 수출 및 철강 수출 등도 영위 중이다. 유럽까지 철강 수출 루트도 확보, 수출을 돕고 있다.
그는 "컨테이너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단기간 운임이 급등하기도 했지만 진정 국면에서 빠르게 하락했다. 정책의 불확실성이 가져오는 여파가 크지만 전반적인 공급 과잉이 지속 되고 수요 회복이 제한적이다. 컨테이너 운임은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화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베트남, 국제 공급망 다변화로 부각
베트남은 미국 및 경제 대국들과의 정치적 갈등이 적고, 자유무역협정(FTA)도 다수 체결해 국제 공급망 다변화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미중 무역갈등으로 중국을 대체할 생산기지로 재부상하고 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베트남 권력서열 1위인 또 럼 당 서기장과 만나 한국과 베트남간 무역 규모 증대도 기대된다.
그는 "베트남이 중국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지만, 미국과 2023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고 삼성·애플 등 글로벌 기업 생산기지가 설립되며 점차 현실화 되고 있다"라며 "남북이 길게 연결 돼 연안 운송 만으로도 전략적 기능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고, 지리적으로도 국제 항로 중심지 역할을 할 수 있는 성장성과 잠재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베트남 내 해운사는 주로 국내 연안운송 및 강을 따라 바지선 영업에 머무르고 있지만, 향후 신규 투자에 의한 베트남 내 선주의 등장과 인프라 투자에 따른 자동화 및 현대화가 빠르게 진행이 되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농산품·제조업(섬유, 의류, 전자제품)·광물산업(석탄, 시멘트), 철강산업의 균형 잡힌 발전 및 확장성으로 인해 해상 물동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다품종의 강점을 가진 컨테이너선에서 벌크선까지 다양한 선대의 이용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2002년 팬오션에 들어와 운항·미주영업·일본법인·동남아영업·유럽영업 등 다양한 경험을 한 베테랑이다. 해운의 꼭지점과 바닥을 모두 경험하면서 정치적 변화·지정학적 리스크·정책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ggg@fnnews.com
이 기사는 (재)바다의품과 (사)한국해양기자협회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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