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회담 결과는 "전쟁 영속화"…"푸틴의 말 아닌 행동을 봐야”

뉴시스       2025.08.20 10:28   수정 : 2025.08.20 10:28기사원문
“푸틴, 젤렌스키는 변덕스런 지방 불법 지도자 간주 회동 거부” “트럼프의 애매한 안전보장, 우크라이나 보호에는 무의미” “회담과 외교 공세로 제재 부담 덜고, 침략 전쟁 지속”

[워싱턴=AP/뉴시스] 18일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 지도자들이 만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알렉산더 슈투브 대통령 핀란드 총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트럼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마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2025.08.20.


[서울=뉴시스]구자룡 기자 = 맥스 부트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는 19일 기고에서 우크라이나 평화회담은 전쟁을 끝내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전쟁을 영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알래스카 회담과 트럼프와 젤렌스키, 유럽 지도자들의 백악관 회동도 무익한 노력 중 하나일 뿐이었다는 것이다.

다음을 칼럼 요지.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가 6일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뒤 15일 푸틴과 트럼프가 알래스카에서 만났다.

사흘 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7명의 유럽 지도자들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다.

긴박한 잇단 회담을 보면 평화가 눈앞에 다가온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움직임은 많지만 실질적인 진전은 거의 없다. 일방적인 우위 선점 경쟁이다.

푸틴은 젤렌스키가 협상 결렬의 원인이라고 트럼프를 설득하려 하고, 젤렌스키와 유럽 지도자들은 진짜 범인은 푸틴이라고 한다.

위트코프가 6일 푸틴을 만나고 난 뒤 푸틴이 상당한 양보를 할 의향이 있다고 시사하자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에 “큰 진전이 있었다”고 올렸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푸틴은 양보할 생각이 별로 없다는 것이 분명하다.

6월 2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만났을 때 러시아가 요구하는 사항들은 사실상 우크라이나를 식민지로 만들 수 있는 것들이다.

우크라이나군이 도네츠크, 루한스크, 헤르손, 자포리자 4개 지역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서방은 무기 공급을 중단하고 우크라이나 군대 규모 제한도 요구했다.

최근 회담에서 푸틴이 양보한 것이 있나?

푸틴은 위트코프에게 우크라이나가 헤르손과 자포리자에서 철수할 필요는 없지만,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즉 돈바스 지역 전체는 넘겨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름반도 합병 이후 11년간 도네츠크에 강력한 요새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알래스카에서 트럼프는 푸틴 편에 섰다. 트럼프는 젤렌스키가 요구한 즉각적인 휴전 요구를 포기하고 도네츠크 전체를 포기하는 것을 지지했다.

그 대가로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다시 침공하지 않겠다는 서면 보장을 제시했다. 휴전 약속을 반복적으로 위반해 온 호전적인 독재자의 말에 안보를 의지할 수 있나.

유럽 정상들은 18일 트럼프가 푸틴의 계략에 넘어가지 않도록 설득하기 위해 서둘러 백악관으로 향했다.

트럼프가 일종의 안보 보장을 제안할 의향이 있는 듯한 것은 진전이지만 발언 내용이 너무 모호해서 의미가 없다.

“우리는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을 논의했다. 여러 유럽 국가들이 미국과의 공조 하에 제공할 것이다”

미국의 공조만으로는 향후 러시아의 공격을 막을 수 없다. 의회에서 비준하고 미군을 파견하는 서면 보장만이 이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내 유럽 평화유지군이 러시아의 공격을 받을 경우 지원하겠다고 약속할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가 그럴 의향이 있다는 징후는 없다.

러시아 외무부도 18일 우크라이나 영토 내 나토군의 주둔을 거부했다.

트럼프는 알래스카 회담 후 푸틴과 젤렌스키의 회동 장소를 추후 정하기로 했다고 SNS에 올렸으나 푸틴이 이런 합의를 했다는 증거가 없다.

푸틴은 젤렌스키를 변덕스러운 러시아 지방의 불법적인 지도자로 보기 때문에 회동을 거부하고 있다.

젤렌스키와 푸틴이 만나면 돌파구가 있나. 올해 양측 두 번의 짧은 만남에서 포로 교환만 있었다.

푸틴의 의도를 판단하려면 이중적인 말은 무시하고 잔혹한 행동을 보아야 한다.


젤렌스키가 백악관에 도착하기 불과 몇 시간 전 러시아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14명이 사망했다.

젤렌스키가 백악관을 떠난 지 몇 시간 후에는 이달 들어 가장 큰 규모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개시했다.

적어도 당분간은 미국의 추가 제재 위협을 제거해 그의 외교 공세 속에 군대는 침략 전쟁을 계속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주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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