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부도 이겨낸 '슈퍼맨 아버지', 갑자기 쓰러져 뇌사.. 4명에 생명 주고 떠나
파이낸셜뉴스
2025.08.20 19:00
수정 : 2025.08.20 19: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IMF로 운영하던 건설사가 부도를 맞는 위기를 극복했던 60대 남성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떠날때 누군가에 도움되고 싶다" 홍승제씨 '장기기증'
홍씨는 지난달 2일 인력사무소에서 배정된 인원들의 작업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둘러보던 중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결국 뇌사상태가 됐다.
평소 홍씨는 가족들에게 "내가 떠날 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벌어놓은 자산도 기부하고, 내 몸도 아픈 사람들을 위해서 쓰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이에 유족들은 홍씨가 늘 어려운 누군가를 돕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도 좋은 일을 하고 떠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고 한다.
아들 "아버지 삶 본받아 사회의 빛 될게요"
경남 마산에서 3남 2녀 중 넷째로 태어난 홍씨는 대학에서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건설회사에서 근무했다. 그는 퇴사 후 건설사업을 운영하다 IMF로 부도를 겪기도 했지만 힘든 시간 속에서도 강한 책임감과 가족들을 위한 헌신으로 재기하여 인력사무소를 운영했다.
어린 시절 투포환 선수를 할 정도로 강한 체력을 가졌다는 홍씨는 아들이 군대를 가거나 공부를 위해 해외로 나갈 때 눈물을 흘리는 감성적인 성격이었다고 한다. 그는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보이면 늘 먼저 다가가고, 연말에는 남몰래 어려운 가정이나 보육원에 금액과 물품을 전달하는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홍씨의 아들은 "아버지와 함께 한 시간이 너무 짧게만 느껴지는데 이제는 볼 수 없다니 믿어지지 않네요. 하늘나라에서는 마음 편히 잘 지내시고 아버지가 보여주신 삶을 본받아서 사회에 빛과 기둥이 될 수 있도록 살아갈게요. 아버지, 너무나 사랑합니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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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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