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IMF로 운영하던 건설사가 부도를 맞는 위기를 극복했던 60대 남성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떠날때 누군가에 도움되고 싶다" 홍승제씨 '장기기증'
20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홍승제 씨(65)는 지난달 서울의료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폐장, 간장, 신장(양측)을 4명에게 나누고 세상을 떠났다.
홍씨는 지난달 2일 인력사무소에서 배정된 인원들의 작업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둘러보던 중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결국 뇌사상태가 됐다.
평소 홍씨는 가족들에게 "내가 떠날 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벌어놓은 자산도 기부하고, 내 몸도 아픈 사람들을 위해서 쓰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이에 유족들은 홍씨가 늘 어려운 누군가를 돕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도 좋은 일을 하고 떠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고 한다.
아들 "아버지 삶 본받아 사회의 빛 될게요"
경남 마산에서 3남 2녀 중 넷째로 태어난 홍씨는 대학에서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건설회사에서 근무했다. 그는 퇴사 후 건설사업을 운영하다 IMF로 부도를 겪기도 했지만 힘든 시간 속에서도 강한 책임감과 가족들을 위한 헌신으로 재기하여 인력사무소를 운영했다.
어린 시절 투포환 선수를 할 정도로 강한 체력을 가졌다는 홍씨는 아들이 군대를 가거나 공부를 위해 해외로 나갈 때 눈물을 흘리는 감성적인 성격이었다고 한다. 그는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보이면 늘 먼저 다가가고, 연말에는 남몰래 어려운 가정이나 보육원에 금액과 물품을 전달하는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홍씨의 아들은 "아버지와 함께 한 시간이 너무 짧게만 느껴지는데 이제는 볼 수 없다니 믿어지지 않네요. 하늘나라에서는 마음 편히 잘 지내시고 아버지가 보여주신 삶을 본받아서 사회에 빛과 기둥이 될 수 있도록 살아갈게요. 아버지, 너무나 사랑합니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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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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