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석화 강력한 자구노력해야" 일침..銀에 연말까지 대출유지
파이낸셜뉴스
2025.08.21 09:20
수정 : 2025.08.21 09:20기사원문
석화업계의 자구노력과 고통분담 원칙 제시
금융권 공동협약 추진
[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과 금융권이 석유화학 구조조정 지원에 나선다. 금융당국은 채권금융기관 공동협약을 통해 석유화학 기업의 자금 수요에 대응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는 석유화학 산업 현황과 사업재편 방향을 공유하고 금융 지원 원칙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권대영 부위원장은 "석유화학산업은 우리나라 산업경쟁력의 근간을 이루는 기간산업으로서 포기할 수 없는 산업이지만, 더는 수술을 미룰 수 없는 처지가 됐다"며 "스웨덴 말뫼의 조선업체 코쿰스가 문을 닫으면서 대형 크레인을 1달러에 현대중공업에 넘긴 '말뫼의 눈물'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사업재편의 기본 원칙으로 철저한 자구노력, 고통 분담, 신속한 실행을 강조했다.
권 부위원장은 석유화학기업에 "자기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구체적이고 타당한 사업재편계획 등 원칙에 입각한 '행동'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금융권에는 석유화학업계가 사업재편 의지를 밝힌 만큼 계획이 확정되는 올해 연말까지는 대출을 회수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산업 경쟁력 회복을 위해 함께 힘써달라는 것이다.
권 부위원장은 "사업재편 계획이 확정될 때까지는 기존여신 회수 등 비 올 때 우산을 뺏는 행동은 자제해달라"고 언급했다.
특히 권 부위원장은 "우리는 최근에도 태영건설을 정리한 바 있는데 그 모델에 성공의 열쇠가 있다"면서 "지금은 얼어붙은 강을 건너는 때다. 함께 건너면 정부가 손을 잡아주겠지만 홀로 걸어가면 깨질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원칙은 선 자구 노력 후 채권단의 협조다. 유기적으로 실체 정연하게 진행되돼야만 이 문제를 유능하고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사업재편과정에서 영향을 받을 지역경제, 협력업체, 근로자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금융권의 특별한 배려도 요청했다.
한편 권 부위원장이 이날 석화업계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어제 산업부의 감축 방안 발표를 봤다. 포괄적인 감축 방안을 무려 한 1년간 지지부진했던 것을 하다가 어제야 매듭을 지었다"면서 "그런데 석유화학 업계에서 상당한 볼멘소리가 들렸다. 물에 빠지려고 하는 사람을 구해주려고 하는데 보따리부터 먼저 내놓으라는 것 같다. 이런 안이한 인식에 정부로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정부 주도의 석유화학 부문 구조조정이 개문발차한 가운데 산업계와 금융계가 뜻을 모아야 하는 상황에서 일부 기업들이 자신들의 입장만 고수하는 행태를 지적한 것이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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