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도 참전…'보험금청구권 신탁' 시장 후끈
파이낸셜뉴스
2025.08.21 18:09
수정 : 2025.08.21 18:09기사원문
삼성·교보생명 이어 사업 추진
계약자가 수령자·방식 미리 설정
초고령사회 자산관리·상속 활용
한화생명이 약 882조원에 이르는 '보험금청구권 신탁' 시장에 뛰어든다. 초고령사회 진입 등 인구구조 변화가 은퇴 후 노후 자산관리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신탁사업이 보험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어서다.
먼저 시장에 진출한 삼성생명·교보생명에 이어 한화생명까지 참전하면서 보험금청구권 신탁 시장은 한층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보험금청구권 신탁은 보험계약자가 보험금 수령자·수령방식 등 조건을 미리 설정해 신탁회사가 사망보험금을 운용·관리하는 제도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11월 출범한 '상속연구소'에서 보험금청구권 신탁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상속연구소는 기존 VIP 고객 전담조직 FA(Financial Advisor)센터를 확대 개편, 상속 특화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세대를 이어가는 자산관리 서비스' 문화를 정착시킨다는 구상으로 상속연구소를 출범시켰다. 보험업계는 지난해 11월 사망보험금의 재산신탁 허용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 이후 보험금청구권 신탁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고령화 시대에 대응한 시니어 비즈니스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지금까지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시장을 선도해왔다. 삼성생명은 지난 2006년 종합신탁업 자격을 취득해 신탁 전담조직을 운영하며 신탁 컨설팅 역량을 키워왔다. 삼성생명이 지난해 11월 출시한 누적 보험금청구권 신탁 건수는 780건(6월 말 기준), 가입액은 2570억원에 이른다.
같은 시기 상품을 선보인 교보생명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 말까지 보험금청구권 신탁 건수는 554건, 가입액은 800억원 규모다. 교보생명 계약자들은 △자녀 및 직계비속의 양육비·교육비(57%) △부양가족 생활비(20%) △배우자 생활비·의료비(18%) 등 다양한 목적에 맞춰 보험금 지급방식을 선택했다.
한화생명이 보험금청구권 신탁 시장에 진입하면서 다른 보험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이다.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상속 재산 규모가 커지면서 신탁 수요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제도 개선이 이뤄질 경우 치매·장기요양보험 등 다양한 보장성 상품까지 신탁의 활용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종합재산신탁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금융당국 인가 보험사는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한화생명을 비롯해 미래에셋생명·흥국생명 등이다.
현재 보험금청구권 신탁은 보험계약자·피보험자·위탁자가 동일한 경우 3000만원 이상 일반 사망보험에만 허용된다. 보험금 수익자는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으로 제한된다.
chord@fnnews.com 이현정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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