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사과한 '재일동포 간첩단' 조작검사 누구? ..박정희·박근혜 정부서 승승장구

파이낸셜뉴스       2025.08.23 17:49   수정 : 2025.08.23 22:2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일본을 방문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재일동포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 가족들에게 공식 사과하면서 해당 사건의 주동 검사가 재소환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도쿄 시내 호텔에서 가진 재일교포 간담회에서 재일동포 간첩단 조작사건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사건은 박정희 정부 시절이던 지난 1975년 재일교포 21명이 간첩 혐의로 조작 기소된 사건이다.

당시 재일교포 유학생이 200~300명인 것을 감안하면, 이들 중 10%가 간첩으로 구속된 것이다. 피해자들은 사형 등 중형을 선고받아 장기간 복역하고 일본으로 추방당했다. 피해자들은 거짓 자백할 때까지 구타 등의 고문이 이어졌다고 회고했다.

재일동포 간첩단사건 조작을 주도했던 김기춘 당시 중앙정보부 대공 수사국장은 피해자 가족에 대한 사과나 반성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김기춘은 간첩들의 자백을 받아내고 북괴를 소탕한 공로를 인정받아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김기춘은 지난 1972년 유신헌법 제정에 깊게 관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김기춘은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을 거쳐 국회까지 진출해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소속의 15, 16, 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에선 대통령 비서실장 자리에 올랐다. 반면 한국 유학을 왔더 재일동포 학생들은 대부분 중형을 받아 장기간 구속 수감되는 고초를 겪었다.

조작사건에 대한 진실규명은 일본에서도 진행됐다. 사건 조작에 대한 의혹을 일본 언론에서 보도하고 일본 변호사들이 그들을 위한 변호 활동을 했다. 재일한국인양심수동우회가 발족됐고 2006년 진실화해위원회에 진실 규명을 신청했다. 재일동포 재심 변호단이 꾸려지고 학원 침투 간첩단 사건의 재심이 진행됐다. 이후 2011~2022년까지 줄줄이 무죄 판결이 나왔다.

서울대는 지난 2021년 8월 학위수여식에서 재일 한국-조선인 유학생이었던 의학과 72학번 강종헌(70)ㆍ73학번 허경조(78), 영어영문학과 74학번 박영식(70), 사회계열 74학번 김승효(71)ㆍ77학번 김정사(66)에게 '명예 졸업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지난 2019년 문재인 대통령도 오사카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서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재일교포 간첩 조작사건에 대해서 공식 사과한 바 있다.
현직 대통령으로선 이 대통령이 두번째 사과인 셈이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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