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총재 "중앙은행 독립성 매우 중요" 트럼프 공개 저격

파이낸셜뉴스       2025.08.26 07:13   수정 : 2025.08.26 07:1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강조하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하를 압박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 저격했다.

25일(현지시간) 텔레그라프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는 최근 미국 폭스뉴스 '선데이 모닝 퓨처스'와의 인터뷰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는 책임을 져야 하고 미국 의회에, 내 경우엔 유럽 의회에 보고하고 모든 질문에 답해야 한다. 하지만 중앙은행이 독립적인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정부가 금리 결정 과정에 개입할 경우 경제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로 재직할 당시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위협받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되고 해서는 안 될 일들을 하기 시작한다"며 혼란과 불안정 등이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미 연준의 경제 정책 심포지엄 참석차 미국을 방문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기준금리 인하 압박을 받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번 잭슨홀 연설에서 "경제 전망이 변화하고 있다"며 9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일관되게 "연준의 결정은 경제적 판단에 근거할 뿐"이라고 강조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와 맞물려 연준의 독립성 훼손 논란은 커지고 있다.

전직 연준 관계자들은 파월 의장을 겨냥한 단기적 압박보다 차기 의장을 통해 연준의 관행과 규범을 체계적으로 무너뜨릴 가능성을 더 우려하고 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 만료된다.

현재 연준 이사회 7명 중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는 2명이고, 내년 봄 새 의장과 추가 이사까지 지명하면 트럼프 측 인사가 과반을 차지하게 된다. 이 경우 연준 체계가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내년 3월에는 12개 지역 연준은행 총재들의 임기가 일제히 만료된다. 이사회 과반이 트럼프 측 인사로 채워질 경우, 총재들의 재임명을 거부함으로써 100년 넘게 유지돼 온 연준 독립성 방파제가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로 2022년 시카고 연준 총재 인준 당시, 트럼프 임명 이사 2명은 기권표를 던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은 1970년대 정치 개입으로 잘못된 정책을 내렸고, 그 결과 1980년대 초 고금리·혹독한 경기침체에 시달렸다"며 "정치적 압력이 심해지면 연준이 데이터가 아닌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인다는 의심을 사게 되고, 이는 시장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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