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떠나 중수청行 저울질… 로펌 환대도 줄었다
파이낸셜뉴스
2025.08.26 18:15
수정 : 2025.08.26 18:16기사원문
탈검찰 러시… 중수청 희망 늘어
모셔가던 로펌들도 관망 분위기
#. 국내 한 대형로펌은 올해 들어 검사 출신 변호사를 한 명도 영입하지 않았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검사 출신 선호도가 떨어진 데다, 여당 주도로 '검찰개혁'에 드라이브가 걸리면서 좀 더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여당이 추석 전 검찰청 해체·공소청 신설을 골자로 한 검찰개혁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면서 검찰 엑소더스(Exodus·대탈출) 사태가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대형로펌이 검찰 고위직을 전관으로 영입하던 관행이 줄어들면서, 과거에 비해 검사 출신에 대한 인기가 사그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예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희망하는 검사들도 늘고 있다.
이런 개혁 움직임 속 검찰 이탈 현상은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대법원이 발표한 올해 법관 임용 대상자 153명 중 검사 출신은 32명으로, 지난해(14명)보다 2배 이상으로 늘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검사들의 이탈이 많았던 것처럼, 이번에도 여파가 클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상 조직이 없어지는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이탈 규모가 더 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중수청으로 이동하겠다는 인사들도 다수 확인된다. 차장검사급 고위 검사는 "특수부나 강력부 등 수사에 특화된 검사들이 기소·공소만 담당하기엔 사실상 회의감이 들 수도 있다"면서 "당장 나부터 중수청으로 옮겨가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형로펌 취업도 선택지 중 하나다. 그러나 예전보다 쉽지는 않다. 대형로펌은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 출신 변호사나 유관기관 전문가에 대한 선호도가 검사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여기에 검찰개혁 입법이 추진되면서 검찰 출신을 사실상 꺼리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실제 올해 10대 대형로펌 대부분은 검사 출신을 한 자릿수 영입한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아예 영입을 하지 않은 로펌도 있다.
법조계에선 기존에 영입한 검사 출신 변호사들만으로 형사 사건 대응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검찰 전관은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진단한다.
한 대형로펌 관계자는 "검찰개혁의 큰 틀은 정해졌지만, 실제 수사가 어떻게 이뤄질지, 어떤 인력이 필요할지 등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서민지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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