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美 해군 파병에 정면 대응...충돌 위험 고조

파이낸셜뉴스       2025.08.27 08:18   수정 : 2025.08.27 08:18기사원문
베네수엘라 정부, 美 해군 대응해 군함 배치 지시
1기부터 베네수엘라와 충돌하던 트럼프, 마약 단속으로 구축함 파견
양측 강경 대응으로 무력 충돌 가능성 높아져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마약 밀매 차단을 이유로 베네수엘라 주변에 구축함을 파견한 가운데 베네수엘라 역시 군함을 전진 배치하기로 하면서 군사적 긴장이 증폭되고 있다.

남미 베네수엘라의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국방 장관은 2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올린 동영상 연설에서 "우리는 조국 수호를 위해 상당한 규모의 무인기(드론)를 동원해 영토 순찰을 진행한다"며 "이와 함께 영해 북쪽으로는 함정들이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소셜미디어 텔레그램 게시물에서 "미국과 그 극우 동맹 세력의 제국주의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방어 체계를 24시간 가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휴식이란 없으며, 누구도 베네수엘라 영토를 건드릴 수 없다"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현지 매체 엘우니베르살에 따르면 마두로는 정규군과 민병대를 총동원해 국경 주변에서 보안을 강화하라고 명령했다.

앞서 외신들은 지난 18일 보도에서 트럼프 정부가 마약 조직 활동 차단을 위해 베네수엘라 인근 공해에 미국 해군 구축함 3척을 파견하고 장병 4000명을 투입한다고 전했다. 파견된 장병들은 앞으로 수개월 동안 정보 수집, 감시 임무에 들어가며 필요시 장거리 타격 임무를 수행한다고 알려졌다.

프랑스 AFP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정부가 핵추진 잠수함 USS 뉴포트뉴스(SSN-750)함을 비롯해 함정 2척을 추가로 베네수엘라 쪽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베네수엘라 마두로의 갈등은 트럼프 1기 정부 집권기였던 2019년부터 급속도로 나빠졌다. 당시 트럼프는 마두로의 부정선거 논란으로 현지 여야가 갈라지자 야권의 임시 대통령을 지지하며 좌파 성향의 마두로에게 여러 제재를 가했다. 트럼프 1기 정부는 2020년 당시 마두로 및 마두로 정부 관료들을 마약테러 혐의로 기소하고 대규모 현상금을 걸기도 했다.

이러한 갈등은 올해 트럼프 2기 정부에서도 이어졌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2월 "전통적인 조직범죄 단체 이상으로 국가 안보에 위협을 준다"는 이유로 베네수엘라 기반 '트렌데아라과(TdA)'를 비롯한 마약밀매 조직을 '외국테러단체'로 지정했다.
미국의 팸 본디 법무 장관은 이달 7일 마두로가 "세계 최대 마약 밀매업자 중 한 명"이라며 그의 체포와 관련한 정보 제공 보상액을 기존 2500만달러에서 5000만달러(약 697억원)로 2배 상향한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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