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에 파업까지 車업계 몸살…9월 생산차질 '가시권'

파이낸셜뉴스       2025.09.02 14:19   수정 : 2025.09.02 14:19기사원문
현대차 노조, 1일부터 특근 중단 한국GM 노조도 3일까지 부분파업



[파이낸셜뉴스] 미국발 관세, 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 고비를 마주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당장 9월부터 생산차질 가능성까지 우려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두고 좀처럼 노사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어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노조는 1일부터 필수협정을 제외한 모든 특근을 중단한 상태로 언제든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경고를 구체화 했다.

조합원이 참여하는 사측의 교육도 모두 중단하기로 했다.

노조는 지난 13일 교섭결렬을 선언한 뒤 25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재적인원의 86.15%의 찬성을 얻으며 합법적인 파업권을 얻었다. 이후 교섭을 재개, 두 차례 사측과 테이블에 앉았지만,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노조에 기본급 8만7000원 인상, 성과급 350%와 1000만원, 주식 10주 지급 등 내용이 담긴 1차 제시안을 내놨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노조는 올해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1인당 2000만원 위로금 지급 △직군·직무별 수당 인상 또는 신설 등을 주장하고 있어 사측의 1차 제시안과는 차이가 큰 상황이다. 아울러 노조는 임금 및 수당인상 외에도 △정년을 최장 64세까지 연장 △주 4.5일제 도입 등을 단체 협상에 반영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 부분 역시 사측과 이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 대외 불확실성을 근거로 '힘을 모으자'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현대차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만큼 이를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가 9월부터 특근 거부 등 압박에 나서면서 향후에도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게 될 경우 생산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업계에선 향후 현대차 노조의 협상 방향에 따라 기아 등 계열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현대차 소형 SUV 캐스퍼를 생산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4시간 부분 파업에 나선 상태다.

한국GM 노조는 1일부터 3일까지 하루 4시간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기본급14만1300원 인상 △순이익의 15% 성과급 지급(1인당 4136만원 수준) △통상임금의 500% 수준의 격려금(1인당 2250만원 수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사측은 기본급 6만300원 인상, 성과급 1600만원 지급 등을 제시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노조가 사측에 직영 정비소 폐쇄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며 '철수설'에 대한 우려 불식을 강조하고 있는 점도 협상의 난관으로 꼽힌다. 앞서 한국GM은 '지속가능성'을 이유로 국내 직영서비스 센터를 순차적으로 매각하고, 386개 협력 정비센터로 역할을 대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직영 정비와 부평 부지를 매각하려는 의도는 한국에서의 철수 수순이라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사측 입장 철회 혹은 원점에서 재논의한다는 내용을 문서로 제출하고 이를 특별 단체교섭에서 논의하는 것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노조는 일정에 연연하지 않고 투쟁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올해 완성차 노사의 입장차가 큰 만큼, 단순히 압박용으만 치부할 순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유독 노사의 입장차가 크고 정부의 기조도 바뀌어 노조가 파업까지 단행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본다"며 "이렇게 되면 회사 입장으로선 대외 불확실성에 더해 적지 않은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