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환각 놀이’에 빠진 MZ세대...마약성 의약품 밀반입하다 덜미
파이낸셜뉴스
2025.09.02 10:45
수정 : 2025.09.02 10:5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신종 환각 놀이’인 이른바 ‘오디(OD, OverDose·환각성 의약품 과다복용)’에 빠진 국내 젊은이들이 세관에 적발됐다.
부산본부세관은 코데인과 덱스트로메토르판이 함유된 감기약 등 마약성 의약품을 밀수입한 20대 2명과 10대 1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그는 코데인과 덱스트로메토르판 성분이 함유된 감기약을 ‘오디’ 목적에 사용했다. 그는 환각 효과를 얻기 위해 한 번에 100정까지 복용할 정도로 중독 증세가 심각했으며, 세관 조사를 받고 귀가한 당일에도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다시 마약성 의약품을 주문한 사실이 확인됐다.
A씨는 ‘오디’ 관련 SNS 비공개 단체 채팅방에서 활동하며 10·20대 또래 집단과 마약성 의약품 밀수수법, 환각효과를 극대화하는 복용 방법 등 정보를 공유했고, 복용 후 남은 의약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세관은 A 씨의 진술과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을 통해 공범을 추가 적발했다. B씨(여·20대)는 같은 방식으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11차례에 걸쳐 1688정을 밀반입했으며, 덱스트로메토르판 960정과 코데인 728정을 환각 목적으로 복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세관에 검거된 뒤에도 밀반입을 이어갔고, 단체 채팅방이 폐쇄되자 다른 비공개 채팅방으로 옮겨 활동을 계속했다.
고등학생인 C양(17)은 B씨가 활동하던 ‘오디’ 관련 채팅방을 통해 지난해 말부터 올해 3월까지 덱스트로메토르판 450정, 코데인 756정을 밀반입하다 적발됐다. C양은 이미 중학생 시절부터 관련 커뮤니티를 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활동한 SNS 채팅방은 익명성과 폐쇄성을 유지하기 위해 참여 인원을 제한하고, ‘오디 중독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구성원을 은밀하게 관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의약품을 분말화해 흡입하거나 식품과 혼합 복용하는 방법 등을 SNS에 공유하고, 오프라인에서 술과 함께 마약성 의약품을 과다복용하는 ‘환각 파티’를 열기도 했다.
부산세관 관계자는 “해외직구와 SNS 확산으로 마약류 관련 정보가 10·20대 사이에서 손쉽게 공유되고 있으며, 마약류에 처음 노출되는 연령 또한 점차 낮아지고 있다”며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환각 놀이’는 심각한 마약류 중독과 형사처벌로 이어진다는 것을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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