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공업탑 이전 장소 울산대공원 동문이 최적지

울산연구원 전문가·시민 초청 심포지엄 개최
후보지별 장·단점 분석 결과 울산대공원 동문이 가장 우수
태화강역, 번영로 사거리 방문객 접근성 및 편의성 부족
문화유산 가치도 떨어져 원형 유지할 필요성도 낮아
김범관 울산대 교수 현 위치 존치 주장 "울산 산업화의 상징" 강조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 도시철도 건설에 따른 '공업탑 이전' 문제와 관련해 울산연구원 기본구상 연구 결과 이전 후보지 가운데 울산대공원 동문이 최적지라는 평가가 나왔다.

울산연구원은 2일 울산시청 시민홀에서 공업탑 이전 기본구상을 주제로 관계 전문가·시민 초청 심포지엄을 열었다.

심포지엄은 울산연구원이 공업탑 이전 기본구상을 마친 가운데 전문가와 시민 의견 청취를 위해 마련했다.

이날 기본구상(안) 발표에 나선 이경우 울산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장은 공업탑 이전 후보지인 △울산대공원(동문) △태화강역 △번영로 사거리 등 3곳에 대한 교통 접근성, 시민·방문객 접근 편의성 및 후보지별 장·단점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그는 '실현 가능성과 활용성, 주변 인프라와의 시너지, 시민 접근성'에서 울산대공원(동문)이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또 공업탑 일부가 이전 교체돼 원형 그대로 이전을 하더라도 문화유산으로의 가치는 떨어지며, 주요 부재를 활용해 재제작하는 방안이 유리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 실장은 "공업탑은 지난 2010년 회전교차로 정밀안전진단 결과 시설물 평가등급 C를 받고 2012년 유지보수 이후 현재의 형태로 지속되고 있다"라며 "2017년에는 공업탑을 비롯한 건립 취지문 등 울산공업지구 설정과 관련된 유물들의 근대 문화유산 지정을 추진했지만 공업탑 정비 공사 과정에서 지구본을 비롯한 일부가 이전·교체됐다는 점 등이 지적돼 심의에서 부결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전문가 토론에서는 임창식 한국도로교통공단 소장이 "공업탑로터리의 교통적 측면에서 신호 혼란, 로터리 내 대기 공간 부족, 차량 간 엇갈림 증가 등 교통체증과 사고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라며 현 체계 유지보다는 평면교차로가 합리적이라는 의견을 냈다.

김범관 울산대학교 교수는 "공업탑이 단순한 기념 조형물이 아니라 반세기 이상 울산 산업화를 상징해 온 근대 산업문화유산이며 가능하다면 현 위치에 존치하는 것이 최선이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불가피한 경우 원형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신중하게 대체지를 결정해야 하며 단순 이전이 아닌 울산의 미래 산업 계획의 중심지로 재배치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김정섭 유니스트 교수는 "어떠한 방식으로 어느 장소로 이전을 하든 진행 과정에서 시민의 목소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참여 혁신모델로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라며 산업도시 울산의 정체성과 미래를 고민하고 구상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잔디 울산문화재단 팀장은 "공업탑 이전은 세대가 공유한 기억을 지키는 일로 보존과 계승의 방식이 필요하다"라며 "시민들의 일상 속 문화 향유를 책임지는 울산대공원으로 이전된다면 이는 문화적 상실이 아닌 문화도시 울산의 새로운 도약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토론 후 시민 등 참석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는 상징성 보존 방식, 이전 후 활용 방안 등에 대한 시민과 전문가들의 다양한 질문과 의견이 오갔다.

편상훈 원장은 "공업탑이 앞으로도 정체성과 기능, 문화성 등을 아우르는 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연구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e-mail]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