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초급간부 열흘새 잇단 총기사망 사고 "인사·총기관리 전수조사 필요"
파이낸셜뉴스
2025.09.02 17:56
수정 : 2025.09.02 19:02기사원문
유용원 의원 “초급간부 정신건강 관리체계 대책” 촉구
8월 전방 15사단 하사 DMZ 내 GP서 K1 소총 사망
훈육장교 출신 대위 2일 대구서 사망…K2 소총 휴대
사복 차림 장교, 머리 출혈 흔적…軍 “범죄 정황 없어”
[파이낸셜뉴스] 육군직할 부대 소속 대위가 2일 아침 대구 수성못 인근에서 총상을 입은 채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지난달 23일 육군 최전방 부대 소속 하사가 소총으로 사망한 일이 발생했다. 전후방 육군부대에서 열흘 사이 초급간부들의 잇따른 총기사망사고에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일 군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29분께 대구 수성구 수성못 공중화장실 뒤편에서 30대 남성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그는 경북 지역 직할부대 소속 육군 대위로 밝혀졌다. 현장에서는 군용 K-2로 추정되는 소총이 함께 발견됐으며, 사복을 입은 상태였다. 머리 부위에서 출혈 흔적이 확인됐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질의에서 오늘 대구에서 사망한 대위는 3사관학교에서 생도를 지도하는 훈육장교였고, 교육기관의 보직 특성상 평소 실탄을 소지하지 않음에도 현장에서 K-2 소총이 발견된 것은 다소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당 간부가 K-2 영천에서 대구까지 소총과 실탄을 소지하고 아무런 제재 없이 이동해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거듭 지적했다.
지난 8월 23일 2군단 예하 15사단에서 발생한 총기사망사고는 비무장지대(DMZ) 내 최전방 전방소초(GP)에서 발생했으며 사망 원인은 K1 소총이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은 “북한과 직접 맞닿아 있는 최전방 GP에서 근무하는 만큼, 평소 총기관리에 더욱 철저했어야 함에도 관리 소홀 의혹이 제기되는 점은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두 사고는 각각 최전방과 후방 부대에서 발생했지만 공통점이 있다. 사용된 총기는 각각 K1, K2 개인소총이었고, 고인 두 분 모두 하사와 대위 계급으로 임관 10년 차 미만의 초급간부였다”며 “두 사람 모두 이른 아침에 발견됐다는 점에서 취약시간대에 사고가 일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상반기 국군의 부사관·위관장교 희망전역자 수는 총 2460명으로, 2021년 대비 약 2.5배 증가했다. 또한 이들 계층의 군 의료기관 정신건강 진료 건수 역시 2021년 이후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방부 설명에 따르면, 두 수치 모두 창군 이래 전례가 없는 역대급 수준으로 조사됐다.
유 의원은 이 같은 자료를 제시하면서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군 조직 전반의 구조적 위기 신호라고 봐야 한다. 초급간부들의 사기가 무너지고, 정신적·심리적 부담이 누적된 결과가 결국 최근의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된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연쇄적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육군 전 부대를 대상으로 총기관리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며 “이번 총기사망사고를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 군의 초급간부 계층은 붕괴 직전에 이른 심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방부 차원에서 초급간부들의 생활실태, 근무환경, 정신건강 관리체계를 전면적으로 재점검하고, 필요하다면 별도의 특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대책과 군 당국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