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방중 직전 美 본토 공격 가능한 '신형 ICBM' 공개

파이낸셜뉴스       2025.09.02 18:17   수정 : 2025.09.02 18:17기사원문
ICBM 고체연료엔진 연구소 방문
통일부 "화성20형 개발 진행 중"
대미 협상력 높이기 위한 전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일에 맞춰 처음 공개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20형을 두고 정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의 신형 ICBM 화성 20형은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신무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을 추진해왔던 이재명 정부엔 돌발변수가 생긴 것이다.

외교가에서는 김 위원장이 3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남을 갖고 한국·미국·일본 동맹에 대응하는 구상을 펼칠 것으로 전망한다.

2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중국 방문 직전에 ICBM 고체연료 엔진 연구소를 방문했고 이 자리에서 ICBM 화성 20형을 처음 공개했다. 통일부도 이날 "북한이 지난해 화성 19형을 발사하면서 당시 최종 완결판이라는 표현을 썼었는데 20형은 처음 소개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다만 "화성 20형은 지금 개발 완료된 게 아니고 진행 중인 사안이라서 현 단계에서 그런 기술적 평가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미사일총국 산하 화학재료종합연구원 해당 연구소를 방문, 탄소섬유 복합재료 연구분야 전문가들을 만났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이 연구소는 탄소섬유 복합재료를 이용한 대출력 고체 발동기를 제작하고 지난 2년간 8차례에 걸치는 지상분출시험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방문에서 시험 결과를 살펴봤다.

통신은 "탄소섬유 복합재료를 이용한 신형 고체 발동기의 최대 추진력은 1960kN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9'형 계열들과 다음 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20'형에 이용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소가 개발한 탄소섬유복합재료는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으로 첨단 소재에 해당한다. 강철보다 강하면서도 알루미늄보다 가볍다. 열과 압력에 강해 고온이나 고압 환경에서도 쉽게 손상되지 않는다. 이 소재를 사용한 신형 ICBM은 연료를 덜 쓰면서 더 멀리 이동할 수 있어 미국에 위협이 된다.

또한 로켓이나 ICBM의 외피를 견고하게 만들어 장거리 비행 시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다. 미사일이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발생하는 수천도의 열을 막아주는 열 차폐재로도 사용된다. 최현규 KISTI 전문위원은 "소재 기술의 중요성에도 북한은 기술적 취약성이 있었다"면서 "(신소재 개발을 통해) 미사일의 사거리와 신뢰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중요한 기술적 진전으로 선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북중러 정상과 만남을 앞두고 신형 ICBM 화성 20형을 공개한 것은 미국을 향한 일종의 메시지라는 분석이다.

북미 정상회담이 거론되는 와중에 북한이 신형 ICBM 개발 카드를 꺼내면서 향후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을 겨냥한 전략무기 고도화 역량을 과시한 것이라는 평가다. 김 위원장이 다자외교 행사에 처음으로 참석하고자 중국을 방문하기 직전 신형 ICBM 개발 추진 행보를 통해 대미 억제력을 선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새로 만들어진 중요 군수기업소의 미사일 종합 생산공정 현장을 점검한 것도 유사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현대화된 생산공정이 확립됐다"며 "국가적인 미사일 생산능력이 비약적으로 장성됐다"고 밝혔다.

한편 김 위원장과 시 주석, 푸틴 대통령이 3일 참관하는 전승절 열병식에 총 45개 부대가 참여해 70분 동안 톈안먼광장을 행진한다. 극초음속 대함 미사일 YJ-15, YJ-17, YJ-19, YJ-20이 열병식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이 미사일은 태평양의 미 항공모함을 공격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신형 둥펑(DF)-41 고체 추진 ICBM도 신무기 대열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이 미사일은 다탄두 탑재가 가능하고 사거리는 약 1만5000㎞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 길이 18~20m의 초대형 무인 잠수정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신형 무인 잠수정이 스텔스 기능을 강화해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회피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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