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 600명, 트럼프에 경고…‘연준 독립성 침해 말라

파이낸셜뉴스       2025.09.03 02:37   수정 : 2025.09.03 02:37기사원문

【뉴욕=이병철특파원】600여명이 경제학자들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이사를 해임하려는 시도가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한다고 경고했다. 그들은 또 연준의 독립성 훼손은 미국 금융 시스템의 핵심 기둥에 대한 신뢰를 저해한다고 밝혔다.

3일(현지시간) CNBC는 조지프 스티글리츠, 클라우디아 골든, 앨빈 로스, 폴 마이그롬, 폴 로머 등 노벨상 수상자들과 전직 연준 소속 경제학자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국민들에게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크리스티나 로머 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현 경제자문위원장인 재러드 번스타인도 이름을 올렸다. 서한은 "좋은 경제정책은 신뢰할 수 있는 통화기관에서 비롯되며 연준의 독립성은 그 핵심"이라며 "쓸모없는 정치적 공격은 미국 경제의 힘을 약화시킬 뿐"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쿡 이사가 주택담보대출 사기에 연루됐다는 행정부 관리의 주장을 근거로 그녀를 해임한다고 공개했다. 쿡 이사는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며 "혐의는 구실일 뿐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정당한 사유에 따라 해임 권한을 행사했으며 이는 오히려 연준의 신뢰성과 책임성을 강화한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1913년 제정된 연방준비법은 연준을 정치로부터 차단하기 위해 설계됐다"며 "입증되지 않은 혐의로 이사를 해임하려는 시도는 중앙은행 독립성 원칙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경제학자들은 서한에서 "이사 해임 기준을 낮추면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커지고, 시장이 정치적 리스크를 금리에 반영하면서 가계와 기업의 차입비용이 상승한다"고 경고했다.

실제 연준은 9월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은 더 큰 폭의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