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에 돈벼락 맞은 '이 나라'…지난해 도메인 팔아 544억원 벌었다

파이낸셜뉴스       2025.09.03 13:28   수정 : 2025.09.03 13:2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카리브해의 작은 섬나라 '앵귈라(Anguilla)'가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뜻밖에 돈벼락을 맞고 있다.

1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앵귈라 정부는 국가 코드 도메인인 '.ai' 도메인을 사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지난해 약 3900만 달러(약 544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총수입의 약 23%에 해당한다.

1980년대 인터넷이 보급되며 각 나라는 '국가 최상위 도메인'(ccTLD)으로 불리는 국가 도메인을 배정받았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kr', 미국은 '.us', 영국은 '.uk', 일본은 '.jp'와 같은 주소를 사용하게 됐다. 이때 앵귈라는 '.ai' 도메인을 할당받았다.

당시에는 큰 의미가 없었지만 AI산업이 급성장하면서 많은 기업과 개인이 '.ai' 도메인을 확보하기 위해 앵궐라에 등록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도메인 등록 현황을 추적하는 한 웹사이트에 따르면 '.ai' 웹사이트 수는 지난 5년 동안 10배 이상 늘었고 최근 1년 사이에만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정확한 비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ai' 주소 구매 비용은 대략 150달러(약 21만원)에서 200달러(약 28만원)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요가 높은 웹사이트 주소의 경우 훨씬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실제 최근 몇 주간 경매에서는 cloud.ai가 약 60만 달러(약 8억 3000만원), 이달 초 law.ai는 35만 달러(약 4억 8000만원)에 거래됐으며, 올해 초 미국 테크 기업가 다메시 샤는 'you.ai'를 약 70만 달러(약 9억 8000만원)에 구입해 현재까지 가장 비싼 거래 기록을 세웠다.


이처럼 수익이 증가하자 앵귈라 정부는 이를 관리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미국 도메인 등록 전문 기업 '아이덴티티 디지털'과 5년 계약을 체결했다.

앵궐라 정부가 판매 수익의 대부분을 가져가고, 서버와 주소 판매 과정을 담당하는 아이엔티티 디지털이 약 10% 정도를 수수료로 가져가는 구조로 알려졌다.

한편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투발루는 국가 도메인 '.tv'를 캐나다 기업에 5000만 달러(약 697억원)에 팔아 그 자금으로 섬에 전기를 공급하고 장학금을 만들어 유엔 가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바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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