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안 충격'에 얼어붙은 증시...8월 거래량 30%↓
파이낸셜뉴스
2025.09.04 15:42
수정 : 2025.09.04 15:42기사원문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을 합친 월별 일평균 거래량은 6월 16억3315만주에서 7월 14억1839만주로 줄었고, 8월에는 11억4962만주까지 급감했다.
두 달 사이 감소폭이 29.6%에 달한다. 특히, 지난 8월에 감소 속도가 더 가팔라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정부 출범 이후 증시 부양 공약과는 다르게 정반대 방향의 세제개편안이 발표되면서 정책에 대한 불신이 생겨난 상태"라며 "세제개편안 등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등을 돌리는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증시는 세제 리스크에 발목을 잡혀 박스권 등락으로 마무리됐다. 5월 말 2697.67에서 7월 말 3245.44까지 두 달 동안 20% 넘게 치솟았던 코스피는 8월 말 3186.01로 내려앉으며 상승세가 꺾였다. 6월과 7월 순매수를 이어오던 외국인도 8월 들어 순매도로 돌아섰고, 개인 투자자들의 매매도 위축되면서 수급의 무게중심이 흔들렸다.
향후 증시의 분수령은 9월 정기국회가 될 전망이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와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포함한 세제 개편안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향방에 따라 시장의 신뢰 회복 여부가 갈릴 수 있다.
자사주 소각 제도화는 기업이 이미 보유한 자사주를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소각하도록 유도할지가 쟁점이다. 유예기간이 1년 이내로 짧게 설정되면 주주환원 정책 강화로 이어져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유예기간이 장기화될 경우 시장에 실망감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역시 증시의 향방을 가를 변수다. 최고세율이 35%로 유지되면 개인 투자자의 세 부담이 커져 매력이 떨어질 수 있고, 이는 수급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 30% 이하로 낮아질 경우 배당 매력이 높아져 관련 종목으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 7월 발표한 세제개편안에서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은 35%(지방세 포함 38.5%)이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정기국회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 상법 개정과 배당소득 분리과세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며 "코스피 주도주가 부재한 상황에서 시장 기대 충족 시 새로운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주주 양도소득세를 둘러싼 논의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10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향후 추이를 좀 더 지켜보겠다”고 밝힌 뒤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다만 세제개편안 발표 직후 코스피 급락에 대해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사과한 점을 고려하면,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대주주 기준 완화 가능성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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