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담당 변호인 만난 민중기...특검 "일상적 인사 불과" 해명
파이낸셜뉴스
2025.09.04 16:52
수정 : 2025.09.04 16:52기사원문
한학자 통일교 총재, 8일 소환조사 예정
같은 날 건진법사 전성배 구속기소 방침
[파이낸셜뉴스] 김건희 특별검사팀의 수장인 민중기 특검이 수사하고 있는 사건의 변호사를 만난 사실이 밝혀졌다. 특검팀은 오래된 인연을 만나 인사 정도의 가벼운 만남이었다고 설명했지만, 특검팀이 정조준하고 있는 통일교 사건의 변호인을 만난 만큼 전관예우 논란을 피할 수 없는 형국이다.
박상진 특검보는 4일 민 특검이 지난주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의 이모 변호사를 만났다고 밝혔다.
박 특검보는 "이 변호사는 통일교 사건의 변호인이라는 것을 민 특검에게 알리지 않았다"며 "관련 변론 사안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고 안부 등 일상적 인사만 나눈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변론권 보장과 수사 보안, 업무효율성 차원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특검보가 변호사들로부터 변론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 특검이 모든 사건의 변호인 선임계를 받아보지 못하고 수사팀에 전달돼 알지 못한다는 설명도 부연했다.
하지만 특검팀은 사과 대신 해명에 치중했다. 지난 2016년부터 검찰은 변호사의 방문 기록을 의무화했는데, 특검은 이를 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현재 특검에서는 면담기록을 구체적으로 남기고 있지 않다"며 "특성상 보안데스크에서 철저하게 출입기록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처럼 친분 있는 분이 지나가며 불쑥 인사하겠다고 했을 때 어쩔 수 없이 만난 것으로 알고 있고,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 변호사의 출입기록을 공개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특검 측은 공개할 의사가 없다고 강조했다. 방문변론 목적의 출입이었고, 이후 상황도 사건 관련이 아닌 차담 목적이었다는 설명이다.
특검의 해명에도 특검팀은 전관예우라는 비판을 피해가기는 힘들어 보인다. 특히 민 특검이 직접 변호인을 만난 경우가 드물었음에도, 이 변호사가 민 특검과 같이 일했던 점, 현재 특검 수사의 변호인인 점 등에 비춰 전관예우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특검팀은 오는 8일 한 총재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한 총재는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이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할 목적의 선물과 교단 현안을 건진법사 전성배씨에게 청탁했다는 데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한 총재는 전날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해 심장 관련 시술을 마쳤는데, 조만간 퇴원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특검팀 관계자는 "입원 등 여러 얘기가 있던데 공식적으로 저희에게 사유나 상황이 전달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특검팀은 한 총재에게 △윤 전 본부장을 통해 김 여사에게 선물과 현안을 청탁했는지 여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경찰의 불법 원정도박 수사에 대비하라는 얘기를 전달받았는지 여부△권 의원에게 현금 등 금품을 전달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한 총재 소환조사 전 건진법사 전씨와 윤 전 본부장을 이날 오후부터 불러 조사 중이다. 한 총재 소환조사 전 혐의 다지기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전씨는 여러 번의 특검 소환조사 과정에서 일부 혐의에 대해 인정한 부분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특검팀은 전씨의 구속기한이 오는 9일 만료되는 만큼, 8일 구속기소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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