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집값 올린 거야"...23억에 팔았는데 ‘한숨’
파이낸셜뉴스
2025.09.05 15:00
수정 : 2025.09.05 15:0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강남3구의 올해 아파트값 누계 상승률이 모두 10%를 돌파했다. '6·27 대출규제'에도 오름세가 지속된 데 따른 것이다. 예전에는 대출 옥죄기가 풍선효과를 일으키며 수도권 집값을 들썩거리게 했지만 전혀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초구는 10.02%, 강남구는 10.08%, 송파구는 12.66% 올랐다. 서울에서 누계 상승률이 10%대 벽을 돌파한 것은 강남3구만이다. 경기에서는 과천시 아파트값이 11.55% 오르며 강남3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의 경우 올 1월 최고가 거래가 23억원이었다. 지난 8월에 28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 기록을 수립했다.
평균 집값 상승률과 비교하면 강남3구의 독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들어 9월초까지 아파트 매매가는 전국 -0.02%, 서울 4.83%, 경기 -0.05%, 인천 -1.07%, 지방 -1.27% 등을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강남3구 중에서도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쏠림이 더 심해지면서 주요 단지의 가격 상승폭이 커진 것이 원인"이라며 "단 강남3구 내에서도 생활권별로 격차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집값이 폭등하고 대출 옥죄기 등 규제가 절정에 달한 지난 2021년과 비교하면 사뭇 다른 모습이라는 것이다.
당시에는 강남권 등 서울을 겨냥한 규제가 경기 및 인천 등으로 옮겨갔다. 주간 아파트값 통계를 보면 지난 2021년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 1위는 경기 의왕시로 무려 38.56% 뛰었다. 뒤를 이어 경기 시흥(37.26%), 경기 안양 동안(33.81%), 인천 연수(33.11%) 등 경기와 인천 지역이 10위권을 다 차지했다. 당시 강남3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8%대에 불과했다.
경기권에서는 외곽 단지도 국평 기준으로 10억 클럽 가입이 속출했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 '삼송2차아이파크' 전용 84㎡의 경우 지난 2021년 10억8000만원에 팔렸다. 현재는 8억원대에 손바뀜이 이뤄지고 있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올해에는 수도권으로 상승세가 확산되는 풍선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대출 등 각종 규제가 서울 및 수도권 외곽 주택시장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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