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日자동차 관세 27.5%→15% 서명...업계 "흑자전환 가능" 기대감
파이낸셜뉴스
2025.09.05 06:25
수정 : 2025.09.05 06:48기사원문
【도쿄=김경민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인하를 담은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백악관이 발표했다. 이에 따라 현재 25%인 미국 내 일본산 자동차 관세율이 12.5%로 낮아지며 기존 세율 2.5%와 합쳐 최종 세율은 15%가 된다.
한국보다 빠른 행정명령 서명
그간 미국은 일본 자동차에 기존에 부과해온 2.5%에 25%의 품목별 관세를 추가한 27.5%의 관세를 적용해왔다.
이를 15%로 낮춰 적용하려면 행정명령을 통해 기존 수입품 품목 코드(HTSUS) 수정 등 행정 절차가 수반되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절차를 행정명령의 관보 게시 후 7일 내로 하라고 지시했다.
이 경우 일본이 한국보다 먼저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교도통신은 "일본 자동차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15% 관세가 이르면 내주 발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국도 지난 7월 30일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1000억달러 상당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 등을 조건으로 25%의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합의했으나 아직 이를 이행하기 위한 행정명령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은 기존에 부과한 관세가 15% 미만인 품목의 경우 기존 관세와 상호관세를 합산한 관세율이 최대 15%를 넘지 않도록 했다. 기존 관세가 15% 이상인 품목의 경우 상호관세를 가산하지 않도록 했다. 이는 유럽연합(EU)과 동일한 대우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서 수입하는 품목 중 미국에서 구할 수 없는 천연자원이나 복제 의약품·의약원료의 경우 상호관세율을 0%로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상무부 장관에 부여했다.
日자동차 업계 "흑자전환 기대감" 환영
미국이 일본산 자동차에 부과하던 27.5%의 관세를 15%로 인하하면 주요 일본 완성차 업체들은 내년 3월기(2025년 4월~2026년 3월) 결산에서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혼다는 2026년 3월기 순이익 전망치를 종전 2500억엔(약 2조3500억원)에서 4200억엔으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의 자동차 관세 인하로 감익 폭이 줄어든 영향이다. 후지무라 에이지 혼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회에서 "고관세가 뉴노멀(새로운 일상)이 될 수 있다는 전제로 구조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일본차 7개사의 관세 부담이 3조4700억엔에서 1조8900억엔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 분석했다. 영업이익 감소율도 47%에서 25% 수준으로 완화될 전망이다. 도요타는 1조6000억엔에서 8720억엔으로, 닛산은 4700억엔에서 2560억엔으로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카니시 다카키 나카니시자동차산업리서치 대표는 "15%라는 수치는 자구 노력으로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며 "자동차 산업만 놓고 보면 승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업계 전반은 여전히 위기 모드다. 우선 환율 리스크가 크다. 완성차 업체 대부분은 '1달러=145엔'을 기준으로 수익을 추산하고 있는데, 미 연방준비제도(FRB)의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엔고 전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품업계의 어려움도 크다. 도요타 등 10개 완성차 업체의 일본 내 공급망에는 6만8000개 기업이 연결돼 있으며 특히 중소 부품업체는 원가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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