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소비 중심 경기부진 다소 완화…관세영향 수출 둔화 가능성”

파이낸셜뉴스       2025.09.09 12:00   수정 : 2025.09.09 13:24기사원문
KDI 경제동향
7월 소비 2.4%↑... 민생지원금 등 정책효과
건설투자 –14.2%…폭염·PF 규제 여파로 부진 지속
8월 對美 수출 –8.1%…자동차·철강 관세 직격탄



[파이낸셜뉴스] 국내 경기는 소비 회복 중심으로 전월보다 다소 완화되는 흐름을 보였지만, 건설 투자는 감소 폭이 더 커지고 수출은 대(對) 미국 감소세가 본격화되며 부담이 커지고 있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9일 발표한 경제 동향에 따르면 7월 소매판매액은 2.4% 늘어 전월(0.3%)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승용차 판매가 12.9% 급증했고, 승용차를 제외한 판매도 -1.3%에서 1.3%로 반등했다.

숙박·음식점업도 -2.7%에서 1.6% 증가로 전환됐고,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도 -2.1%에서 5.5%로 개선됐다. 이는 민생지원금과 가전 환급사업 등 정부 정책이 회복을 뒷받침한 결과다. 외국인 관광객이 25.5% 늘면서 여행수입도 33.1% 증가해 내수에 힘을 보탰다.

반면 건설 투자는 여전히 부진했다.

7월 건설투자는 -14.2%로, 전월(-12.1%)보다 감소 폭이 더 커졌다. 건축부문과 주거용·비주거용 모두 부진했고, 토목부문도 -6.4% 감소했다. 이는 폭염 여파도 컸다. 7월 폭염 일수(하루 최고기온 33도 이상)는 지난해 4.3일에서 올해 14.5일로 세 배 이상 늘며 현장 작업 차질을 빚었다. 건설 수주와 건축 착공면적은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부동산 PF 대출 심사 강화와 지방 부동산 경기 둔화로 회복은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둔화 여파로 크게 하락했다. 설비투자는 전월 1.4% 증가에서 이달 -5.4%로 돌아섰다. 운송장비도 10.1% 증가에서 -16.5%로 전환했고, 반도체 제조용 장비도 14.2%에서 8.5%로 증가 폭이 축소됐다. 기계류는 일부 개선됐지만 전반적으로 힘이 빠졌다.

수출은 대 미국 수출 감소 영향이 본격화됐다. 8월 수출은 1.3% 증가에 그치며 전월(5.8%)보다 크게 둔화됐다. 특히 대 미국 수출은 8.1% 줄며 자동차(-6.1%)와 철강(-32.1%)이 직격탄을 맞았다. 대 중국 수출은 1.4% 증가에 그쳐 미약한 흐름을 보였다.

고용도 건설·제조업 부진에 정체된 모습이다. 7월 취업자 수는 17만1000명 늘어 전월(18만3000명)과 비슷했지만, 건설업(-9만2000명), 제조업(-7만8000명)에서 감소세가 이어졌다. 서비스업 취업자는 45만5000명 늘었으나 숙박·음식점업의 감소 폭 확대가 발목을 잡았다. 고용률은 62.8%로 전월과 같고, 경제활동참가율은 64.5%에서 64.4%로 소폭 하락했다.


8월 소비자물가는 1.7% 오르는 데 그쳐 전월(2.1%)보다 둔화됐다. 휴대전화료 인하(-21.0%)가 전체 물가 상승 폭을 낮췄고, 농축수산물 가격은 폭염 영향으로 상승 폭이 확대됐다.

KDI는 “소비는 금리 하락과 정부 지원 정책으로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반도체·의약품 관세 예고와 자동차 관세 인하 시기 불확실성 등 대외 여건이 수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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