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자영업자 보호, 단체교섭권이 해답일까?
뉴시스
2025.09.10 09:09
수정 : 2025.09.10 09:09기사원문
[기고]
[서울=뉴시스]정신동 한국외대 교수 = 최근 국회에서 '온라인 플랫폼 중개 거래의 공정화'를 주제로 다양한 법안들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이러한 입법 논의는 온라인 플랫폼 거래 시장이 오프라인 시장을 빠르게 대체하면서 급속도로 성장했고, 그 과정에서 플랫폼 중개 사업자들이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는 현실 인식에서 출발한다.
그동안의 언론 보도와 여론의 흐름을 생각해 보면 전반적인 입법 취지에 공감하는 시민은 적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세부 제도 설계를 들여다보면 적잖이 당혹스러운 측면이 나타난다.
그중에서도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온라인 플랫폼 이용 사업자의 단체 구성 및 거래 조건 협의 제도'의 도입이다.
관련 법안들에 의하면 플랫폼 이용 사업자들은 자율적으로 단체를 구성해 공정거래위원회나 시·도지사에게 등록할 수 있으며, 이렇게 등록된 단체는 플랫폼 중개사업자에 수수료율 변경이나 계약 조건 개정 등 거래조건에 대한 협의를 요청할 수 있게 돼 있다.
그리고 만약 이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조치 뿐 만 아니라 과징금 부과도 가능해진다.
얼핏 보기에 이는 마치 근로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해 사용자와 임금이나 근로 시간 등 근로 조건을 협의하는 이른바 '노동 3권' 중 단체결성권과 단체교섭권을 연상시키고, 가맹사업자단체가 가맹본부에 대하여 거래조건에 대한 협의를 요청할 수 있는 권리와 유사해 보인다.
그런데 플랫폼을 통해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영업자'도 이들과 유사한 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
특히 '소득의 의존성'과 '실질적인 지휘·감독 관계'라는 기준을 고려해 보면 플랫폼 자영업자에게 단체교섭권을 부여함이 적절한 지에 대해 의문이 남는다.
우선 현재 발의된 법안들은 자영업자가 특정 플랫폼에 전적으로 또는 상당한 수준으로 소득을 의존하고 있는지 여부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플랫폼을 통해 판매되는 재화나 서비스는 매우 다양하고, 많은 자영업자가 복수의 플랫폼에 입점하거나 오프라인 채널을 병행해 활용할 수 있다.
플랫폼 단체교섭권 적용이 소위 '배달 플랫폼'의 수수료 논쟁에 한해 적용되리라 생각하는 시민도 있을 수 있겠지만 관련 법안들은 제공되는 재화와 서비스 종류를 제한하지는 않고 있다.
현재 자영업자 단체에 협의요청권을 부여하고 있는 유일한 법률은 가맹사업법인데 가맹점사업자들의 경우 영업, 매출, 거래, 브랜드, 광고 등 거의 모든 사업 활동을 특정 가맹본부에 의존함이 일반적이다.
노동조합을 통해 단체교섭을 할 수 있는 근로자들도 원칙적으로 하나의 사용자에게 전속돼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순히 '거래상 우월적 지위'가 존재한다고 해서 플랫폼 자영업자의 단체결성권과 교섭권을 일률적으로 보장하는 것은 과도한 일반화가 아닐 수 없다.
또한 플랫폼 중개사업자와 자영업자 간에 실질적인 지휘·감독 관계가 항상 존재하는지도 분명하지 않다. 노동법에서 단체교섭권이 보장되는 핵심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노무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플랫폼과 자영업자 간의 관계는 원칙적으로 독립된 계약자 간의 거래관계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요컨대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공정한 질서 확립이라는 목적에는 공감하되 단체교섭권 제도를 플랫폼 자영업자에게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시장 혼란과 새로운 불균형을 초래할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