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다리 맨살만 남을 때까지 잘라냈다"..바닷가서 수영하던 40대女 목숨 잃을 뻔
파이낸셜뉴스
2025.09.10 13:55
수정 : 2025.09.10 13:5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해변에서 수영을 하던 40대 여성이 세균에 감염돼 목숨을 잃을 뻔한 사연이 전해졌다.
그런데 3일 뒤부터 갤러거는 땀이 심하게 나고 발열 증상을 겪기 시작했다.
그의 왼쪽 다리는 심하게 부었으며 피부에는 물집 여러 개가 생겼다. 그는 “기름을 다리에 붓고 불을 붙인 것 같은 고통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갤러거는 병원에서 응급 수술을 받았고, 의료진은 그에게 살을 파먹는 박테리아에 감염돼 ‘비브리오 패혈증’이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의료진은 다리를 잃을 수 있으며, 사망가능성도 높다고 경고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비브리오 패혈증균(Vibrio vulnificus)’에 감염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갤러거는 왼쪽 다리에 있던 상처를 통해 세균이 침투했다고 추정했다. 감염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의료진은 무릎 아래 대부분의 근육을 제거했다. 갤러거는 패혈성 쇼크에 빠져 장기 기능이 마비되면서 생명까지 위험해졌다.
갤러거는 "내 다리를 맨살만 남을 때까지 절제했다"면서 "근육 대부분은 물론 뼈까지 제거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통이 정말 믿기지 않는다. 마치 누군가 휘발유를 다리에 붓고 불을 지른 것 같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그는 앞으로 2~3주 동안 병원에 머물러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이와 관련 플로리다 보건부는 "이 박테리아가 자연적으로 발생하지만 감염은 드물다"면서도 "상처나 찰과상이 있는 경우 물에 들어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플로리다에서는 이 박테리아에 감염된 사람이 23명 보고되었고, 2025년 한 해에만 5명이 사망했다.
바닷속 침묵의 살인자 '비브리오 패혈증'
비브리오 패혈증을 일으키는 비브리오 불니피쿠스(Vibrio vulnificus)는 바다에 살고 있는 세균으로, 소금의 농도가 1~3%인 배지에서 잘 번식한다. 비브리오 불니피쿠스는 바닷물의 온도가 18~20°C 이상으로 상승할 때 증식하기 때문에 비브리오 패혈증은 대부분 여름철에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다.
서울대학교병원에 따르면 만성 간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 면역기능이 떨어진 사람들이 비브리오 불니피쿠스에 오염된 어패류를 익히지 않고 날것으로 먹었을 때 감염된다.
갤러거의 경우처럼 드물게 상처가 바닷물에 오염되어 비브리오 패혈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비브리오 불니피쿠스는 연조직 감염과 패혈증을 일으킬 수 있다. 연조직 감염은 해안에서 조개껍질이나 생선 지느러미에 긁혀서 생긴 상처를 통해 바닷물에 있던 균이 침입하여 발생하며 상처 부위 부종과 홍반(붉은 반점), 물집, 조직 괴사로 나타난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간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균에 오염된 해산물을 익히지 않고 날것으로 먹었을 경우 발생한다. 16시간 ~ 24시간의 잠복기 후에 급작스런 발열, 오한, 전신 쇠약감 등이 나타나고 구토와 설사가 동반되기도 한다.
증상이 생기고 나서 30여 시간 이내에 대부분의 환자에서 피부에 병적인 변화가 나타나는데 사지, 특히 하반신에 부종, 발적, 피부에 검보랏빛 얼룩점이 생기는 피하출혈, 멍, 수포, 궤양, 세포나 조직의 일부가 죽는 괴사 등이 나타난다.
예방법과 치료법은?
여름철에 해변에 갈 때 피부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주의하며 상처가 났을 때에는 재빨리 깨끗한 물로 상처 부위를 씻고 소독한다. 또한 해산물, 특히 어패류를 반드시 익혀 먹고 간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비브리오 패혈증이 발생하는 여름과 가을에 어패류와 생선을 날것으로 먹지 않도록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감염 원인을 파악해 치료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환자들은 혈액 검사, 영상 검사 등을 통해 감염 부위가 확인되면 항생제를 사용해 치료한다. 신장이 손상됐으면 혈액 투석을 시도한다. 폐 기능이 손상됐으면 인공호흡기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환자의 혈압이 유지되고 신체 각 조직에 혈액 및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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