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살림 더 나빠졌다…늘어나는 적자 속 추경 집행 속도
파이낸셜뉴스
2025.09.11 15:17
수정 : 2025.09.11 18:1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부 재정건전성의 실질 지표인 관리재정수지가 올해 1~7월 누계 87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역대 세 번째 많은 규모다. 같은 기간 나랏빚(중앙정부 채무)도 1240조원을 넘어섰다.
1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7월말 기준 재정동향에 따르면 올해 1~7월 누계 관리재정수지는 86조8000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83조2000억원 적자)보다 3조6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2020년(98조1000억원), 2022년(86조8300억)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큰 적자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성기금 수지를 뺀 것으로 정부의 실질 재정 건전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다. 관리재정적자가 커질수록 정부 재정은 악화된다는 의미다.
총 45조원이 넘는 두 차례 추경으로 본예산보다 지출 규모가 크게 늘었다. 7월 말 기준 총지출은 442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조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연간 예산 대비 집행률(진도율)은 62.9%로 전년도(62.4%)보다 소폭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총수입은 385조원으로 전년보다 27조8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국세수입이 법인세(+14조5000억원), 소득세(+9조원)를 중심으로 23조8000억원 증가했지만, 지출 증가 폭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황희정 기재부 재정건전성과장은 "6월에는 세입 스케줄이 없어 수입 증가가 제한적이었다”며 “기존 지출이 지속되면서 누적 적자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나랏빚도 계속 늘고 있다. 7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1240조5000억원으로 한달새 22조1000억원 증가했다. 국채 발행 잔액도 꾸준히 늘어 8월 기준 115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올들어 8월까지 166조원의 국고채를 발행했는데 연간 발행 한도(231조1000억원)의 72.3%를 소진한 상태다.
소비쿠폰 등 추경 집행 속도는 빠르다. 이날 기재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재정집행을 점검했는데, 2차 추경 20조7000억원 중 8월 말까지 16조5000억원이 집행됐다. 9월 말까지 85% 이상 조기 집행이 목표다. 특히 오는 22일부터 지급되는 4조원 규모의 소비쿠폰 2차분 은 이달 중에 모두 배분된다. 앞서 9조원 규모의 소비쿠폰 1차분은 지난 8일 기준 약 4996만명에게 지급됐다.
정부는 내수 진작과 민생 안정에 재정을 신속히 투입하고 있으나 중장기 국가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 또한 큰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단발성 현금 지원이 근본적인 내수 회복으로 연결될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하면서 "세입 기반 강화 없이 추경을 남발하면 향후 금리 인상이나 국가 신용도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