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신화'가 된 美 우파 논객 찰리 커크, 韓 이민자 발언 주목

파이낸셜뉴스       2025.09.14 15:46   수정 : 2025.09.14 15:46기사원문
10일 암살당한 찰리 커크 소셜미디어 계정, 사후 구독자 폭증 커크가 세운 우파 단체도 세력 확장..생전 발언 주목 이달 방한했던 커크 "한국 사회는 대규모 이민자 없어 신뢰 유지" 해외 우파들도 커크 암살로 결집, 머스크 "좌파가 커크 사망 축하" 美에서는 커크 비난하면 직장 잃어



[파이낸셜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젊은 우파 진영의 구심점이었던 정치 운동가 '찰리 커크'가 사망 이후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그가 암살 직전 한국에서 언급한 이민자 반대 주장을 재조명했으며, 외국의 우파 집회에서도 커크의 이름이 울려 퍼졌다.

미국 CNN은 13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커크가 지난 10일 사망한 이후 그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수백만 명의 신규 팔로워가 추가됐다고 전했다.

커크의 핵심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는 커크 사망 직후 350만명 증가했으며, 그의 틱톡의 팟캐스트 팔로워도 150만명 이상 늘었다. 핵심 페이스북 계정 팔로워 또한 230만명 이상 늘어났다. 커크의 핵심 유투브 채널 구독자는 지난 10일 이전에 약 380만명이었으나 이후 450만명으로 늘었다. 커크가 창설한 우파 단체 '터닝포인트USA'의 유튜브 구독자도 커그 사망 이전 330만명에서 사후 360만명으로 증가했다. 터닝포인트USA의 팟캐스트 진행자인 알렉스 클라크는 13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커크 사후 전국 각지에서 신규 지부 창설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문의 건수는 비현실적"이라며 "커크가 봤으면 황홀하다고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매체들은 커크의 생전 발언을 발굴하고 있다. 13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커크가 이달 5∼6일 한국의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정치 행사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커크는 8일 공개된 팟캐스트에서 한국에 대해 "길거리에서 돈을 요구하는 사람도 없고 낙서도 전혀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신뢰 수준이 높은 사회이고, 신뢰 구조를 무너뜨리는 대규모 이민자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이유 때문에 자신이 주장하는 반(反)이민 메시지가 한국과 일본에서 공감을 받고 있다며 "이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밝혔다.

향년 31세에 총격으로 사망한 커크는 18세에 터닝포인트USA를 공동 창설할 당시만 해도 해외에서 유명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트럼프의 재선 과정에서 젊은 지지층을 결집하고, 반이민 메시지를 증폭하며 세계 각국의 우파 진영에 이름을 알렸다. 커크는 지난 5월에 영국을 방문해 정치 지도자와 학생들을 만나 "조건이 맞아떨어지면 곧 정치적 혁명을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등 해외 우파 진영 지도자들은 커크 사후에 공개적으로 애도를 표했다.

커크의 이름은 13일 영국에서 다시 주목받았다. 이날 영국 런던 도심에는 우파 운동가 토미 로빈슨의 주도로 반이민 집회가 열려 경찰 추산 약 11만명이 모였다. 일부 참가자들은 커크의 암살을 애도하기도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커크의 암살이 극우 집회의 지지 세력 결집에 활용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집회에는 프랑스와 독일, 덴마크의 우파 정치인들도 참석해 영국 우파와 연대를 강조했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를 도와 우파 진영에서 활동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집회에서 화상으로 연설했다. 그는 "우리의 친구 찰리 커크가 이번 주 냉혈하게 살해당했고 좌파 사람들은 이를 공개적으로 축하하고 있다"면서 "좌파는 살인의 정당으로, 우리가 상대하는 이들은 바로 그런 자들"이라고 말했다.

한편 13일 CNN 등 미국 매체들은 현재 미국에서 커크를 공개적으로 비난할 경우 직장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로라 소시 라이트시 미들테네시주립대(MTSU) 학생처 부학장은 페이스북에 커크가 암살을 자초했다는 글을 올렸다가 해고됐다. 미국 보도 매체 MSNBC의 매슈 다우드 정치 평론가는 10일 커크가 "가장 분열적인 인물"이라고 주장했다가 직장을 잃었다. 이외에도 이스트테네시주립대 교수 2명, 미국 미식축구리그(NFL) 홍보 직원, NFL 캐롤라이나 팬서스 직원, 연방재난관리청(FEMA) 데이터분석가, 매사추세츠·아이오와주의 교사 등이 커크를 비난하는 글로 징계를 받거나 해고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커크를 공개적으로 비난할 경우 우파 진영의 보복으로 이어진다며, 이에 따른 기업 및 조직의 비용을 무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