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인니 우호관계의 ‘숨은 공신’… "CEPA 발효 값진 성과"
파이낸셜뉴스
2025.09.14 18:12
수정 : 2025.09.14 18:12기사원문
간디 술리스티얀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자문기구 위원
기업인→외교관 변신해 주한대사
2021년 요소수 대란때 수만t 수급
韓 위해 이사회·장관 등 직접 설득
IK-CEPA로 양국관계 깊어질 것
인도네시아판 '샐러리맨 신화'로 불리던 기업인에서 인도네시아 외교관으로 변신해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가교 역할을 해온 인물이 있다. 간디 술리스티얀토 전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이자 현 대통령 자문기구 위원(사진)이다.
술리스티얀토 전 대사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한국이 고통받던 '요소수 대란'을 해결하고 한·인니 기업인 네트워크까지 구축한 대표적인 한국통이다. 지금도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을 보좌하며 동아시아 투자 유치라는 임무를 맡으며 한·인도네시아 관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친구인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전 인도네시아 대사)의 요청으로 프라보워 대통령에게 만남을 제안했고, 프라보워 대통령도 흔쾌히 수락해 19명의 한국 기업인들과의 면담 및 오찬이 성사됐다"고 했다. 술리스티얀토 전 대사는 "이날 프라보워 대통령은 한국 기업인들의 발언 하나하나에 답하며 적극적으로 반응했다"고 회상했다.
술리스티얀토 전 대사의 '한국 도우미' 역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1년 말 중국의 수출중단으로 촉발된 '요소수 대란' 때도 한국에 큰 도움을 줬다. 그는 즉시 인도네시아 국영 비료공사와 직접 접촉해 긴급물량을 확보했다. 그는 급박한 상황에서 이사회와 장관들을 차례로 설득해 한국이 필요로 하던 수만t의 요소수를 보내줬다. 술리스티얀토 전 대사는 이 공로로 서울시 명예시민증까지 받았다.
술리스티얀토 전 대사의 이력은 이채롭다. 그는 직업외교관이 아니라 40년 가까이 기업 현장에서 경영인으로 일해 온 인물이다. 아스트라 인터내셔널과 시나르마스그룹 등 인도네시아 대표 대기업에서 최고경영진을 지낸 그는 오너가가 아닌 직장인으로 C레벨에 오르는 것은 이례적이다. 수리얀토 전 대사는 "대사직은 커리어 연장이 아니라 조국을 위한 봉사 때문이었다"며 "기업과 달리 외교는 성과보다 과정을 중시했다"고 대사직을 완수한 소감을 설명했다.
술리스티얀토 전 대사가 꼽는 가장 큰 성과는 한·인니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IK-CEPA) 발효다. 이 협정은 1만1000여개 품목의 무관세 거래를 가능하게 했고, 교역액은 25% 늘어난 250억달러에 달했다. 현대차, 삼성, LG, 포스코, SK 등 한국 기업의 투자가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확대된 것도 그의 조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술리스티얀토 전 대사는 IK-CEPA를 기반으로 양국 관계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술리스얀토 전 대사는 한국의 문화산업에 대해 "이제는 전 세계가 한국 문화를 사랑하고 한류는 이제 한국의 국가 전략자산으로 자리매김했다"면서 인도네시아 정부가 벤치마킹하고 협력을 강화할 분야로 문화 분야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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