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발뺀 '대법원장 사퇴', 정청래 재촉구..'특검 수사' 압박도
파이낸셜뉴스
2025.09.17 11:11
수정 : 2025.09.17 11:11기사원문
與 조희대 대법원장 자진사퇴 요구
대통령실, 삼권분립 비판에 거리 뒀지만
'사법부 내부비판·부승찬 의혹' 동력삼아 지속
내란특검에 수사 요청해 '피의자 전락' 압박도
[파이낸셜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조희대 대법원장 자진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대통령실이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동조하다가 선회해 거리를 두고 있음에도, 정 대표는 기존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이다.
정 대표는 이날 제주4·3평화공원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조 대법원장은 스스로 사퇴할 때가 됐다”며 “존경 받아야 할 사법부 수장이 정치적 편향과 알 수 없는 의혹 제기로 사퇴 요구가 있는 만큼, 직무를 계속 수행하기에는 매우 부적절해 보인다”고 밝혔다.
정 대표가 조 대법원장 공세를 지속하는 원동력은 사법부 내 불만 표출과 부승찬 의원이 제기한 의혹이다. 모두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을 둘러싼 비판과 의혹이다.
일부 부장판사들은 공개적으로 조 대법원장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에 정당성을 준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도 전날 성명을 내 “여당이 밀어붙이는 사법개혁에 많은 국민이 호응하고 법원은 개혁 주체가 아닌 개혁 대상으로 전락했다”며 “이는 대법원장의 진두지휘에 따라 비상식적 절차를 통해 선고한 대통령 후보에 대한 파기환송 판결이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부 의원은 전날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조 대법원장이 지난 4월 7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과 오찬을 가지고 ‘이재명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오면 대법원이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는 제보를 전했다. 부 의원은 “사법부 공정성 훼손을 넘어 내란을 옹호하고 한덕수에게 정권을 이양할 목적으로 대선판에 뛰어든 희대의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정 대표는 이 같은 사법부 내부반발과 부 의원의 의혹제기를 언급하며 “조 대법원장은 기자들의 질문을 피하려고 출퇴근 촬영을 불허한다고 발표했다”며 “언론인들 입과 귀를 틀어막을 게 아니라 스스로 사퇴할 때가 됐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내란특검에 부 의원이 제기한 의혹을 수사하라고 요청했다. 조 대법원장이 한 전 총리의 대통령 당선을 돕기 위해 이 대통령 재판을 서둘렀다는 의심을 받는 의혹이니 내란사건의 연장선으로 봐야 한다는 인식에서다.
조 대법원장이 피의자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두고 자진사퇴를 더욱 압박하는 모양새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송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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