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서 만나는 선사시대 입석의 가치
파이낸셜뉴스
2025.09.17 18:38
수정 : 2025.09.17 18:38기사원문
대한토목학회장상 대구 달서구 2만년 역사가 잠든 선돌보도교
유적지-생활권 잇고 지역유산 정체성 녹여
안전·쾌적한 이동 도와 사람중심 공간으로
총사업비는 34억원이며 규모는 길이 37m, 폭 3m, 높이 12~15m이다.
선돌보도교의 출발점은 '입석의 가치를 일상 속으로 끌어오자'는 문제의식이었다. 인근 도로의 높은 교통량으로 보행 접근성이 낮고 문화유산이 생활권과 단절돼 있었던 기존 구조를 보행 연결로 전환했다. 교량은 선돌공원과 선돌마당공원을 물리적으로 잇는 동시에, 유산 감상의 시퀀스를 열어 '생활경관'으로 재해석된 경험을 제공한다. 차량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의 전환을 상징하는 매개체로서, 안전하고 쾌적한 이동과 체류를 지원한다.
또 다른 특징은 추진 방식이다. 달서구는 경관계획으로 대상지를 선별한 뒤 실제 이용자 요구를 설계에 반영했다. 그 결과 보행 동선의 연속성, 유산과의 조우 장면, 야간 이용의 안전 등 체감 효용이 높은 항목이 균형 있게 구현됐다.
도시 구조 차원에서 의미도 크다. 성서산업단지와 월배 생활권을 가르는 경계는 오랫동안 단절의 상징이었다. 선돌보도교는 이 경계를 분절이 아닌 연결의 장치로 바꿨다. 유산 인근 보행 접근성 강화로 생활권 내 이동이 촘촘해졌고 문화공간으로서의 이용성이 커졌다. 입석의 상징성을 구조물로 구현해 지역 정체성이 선명해졌고 야간경관 정비는 범죄예방 관점의 체감 안전을 높였다. 무엇보다 장소성 회복을 통해 주민의 자긍심과 공동체 의식이 강화되며 '경관이 곧 일상 서비스'라는 공공디자인의 본령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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