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도의원이 '혁신 기자회견' 개최...이게 가능한 경기도의회

파이낸셜뉴스       2025.09.18 15:34   수정 : 2025.09.18 16:16기사원문
직원 성희롱 혐의 검찰 송치 된 양우식 운영위원장 '혁신 보고' 기자회견
경기도시민사회단체 "혁신을 말할 자격 있나" 비판
성희롱 입장 묻는 기자에 "오히려 언론이 2차 가해" 적반하장 사과 요구

【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직원에게 성희롱 발언으로 검찰에 송치 된 경기도의원이 '경기도의회 혁신'을 이야기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해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도의회 양우식 운영위원장은 제11대 후반기 의회운영위원회·혁신추진특별위원회의 주요 활동과 성과를 담은 '혁신으로 새로 쓴 운영위 1년史'를 발간하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번 보고서는 의회 제도 개선과 복지 향상, 전문성 강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혁신 사례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작 기자회견을 마련한 양 위원장은 지난 5월 도의회 사무처 직원에게 성희롱성 발언으로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당원권 정지 6개월과 당직 해임의 징계를 받았으며, 모욕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인물이다.

앞서 지난 4일 수원영통경찰서는 모욕 혐의로 양 의원을 수원지검에 송치했다.

양 위원장은 지난 5월 9일 '저녁에 이태원을 간다'고 한 남성 직원에게 "쓰○○이나 스○○ 하는거야? 결혼 안 했으니 스○○은 아닐 테고"라는 성희롱 발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직원은 같은 달 12일 경기도청과 도의회 직원이 함께 쓰는 익명게시판에 해당 내용을 폭로했다.

이후 양 위원장은 4개월 넘게 운영위원장 자리를 유지하며 버티기에 나섰고, 결국 이날 '혁신 기자회견'까지 개최했다.

특히 양 위원장은 기자회견 직후 '성희롱에 대한 입장표명'을 묻는 기자에게 "언론이 자신을 2차 가해 하고 있다"며 오히려 사과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경기도 시민사회단체들은 성희롱 발언과 뇌물 혐의를 받는 경기도의회 의원들에 대한 징계를 미루고 있는 윤리특별위원회를 비판하고 나섰다.

경기여성단체연합·다산인권센터·인권교육 온다 등으로 구성된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양모 의원(양우식 의회운영위원장)은 사무처 직원에게 저속하고 노골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고, 이 발언은 단순한 실수나 가벼운 농담이 아니라 피해자에게 심각한 굴욕감과 모멸감을 안겨주는 중대한 수준의 성적 폭언"이라며 "이는 지방의원의 품위유지 의무를 정면으로 파기한 행위고, 직장 내 권력관계를 악용한 중대한 범죄 행위다. 그럼에도 윤리특위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도청지부도 "지난 5월부터 우리는 양 위원장 사과와 사퇴를 요구하고 윤리특위에 엄중한 징계를 촉구해 왔다"며 "그러나 양 위원장은 단 한 번도 책임을 지지 않았고 윤리특위는 시간을 끌고 있다. 지난주에는 운영위원장 자격으로 혁신공로패를 수여하더니 오늘은 또 의회 혁신보고 기자회견을 한다고 한다. 혁신을 말할 자격이 있나"라고 비판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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