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통일교 총재 구속심문 시작...휠체어 타고 ‘묵묵부답’

파이낸셜뉴스       2025.09.22 13:32   수정 : 2025.09.22 13:32기사원문
휠체어 탄 한학자 총재, 신도들 환대 속 출석
‘건강 악화’ 주장...특검팀 신병확보 주력



[파이낸셜뉴스]‘정교유착’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시작됐다. 구속 기로에 놓인 한 총재는 휠체어를 타고 입장했지만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오후 1시 30분부터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한 총재에 대한 구속심문을 진행하고 있다.

재판부는 한 총재와 범죄를 공모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정원주 통일교 총재비서실장에 대해서도 이날 오후 4시부터 심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 총재는 이날 낮 12시 53분께 법원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려 휠체어를 탄 채 법정으로 향했다. 출석 현장에는 신도들이 모여 “총재님 사랑합니다”라고 외쳤다.

취재진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1억원이 아니라 세뱃돈과 넥타이를 줬다고 진술했는지’, ‘윤영호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1억원 전달을 인정했는데 어떻게 보는지’, ‘구속심사에서 건강 문제를 주로 언급할 것인지’ 등을 물었으나 그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이날 심문에 팀장을 포함해 검사 8명을 투입하고, 의견서 420여쪽과 파워포인트(PPT) 220여쪽 분량의 자료를 제출해 구속 필요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앞서 특검은 지난 18일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업무상 횡령 등 네 가지 혐의로 한 총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을 통해 권성동 의원에게 1억원을 전달하고, 통일교 자금을 이용해 국민의힘에 수억원을 기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샤넬백 등 명품을 선물하고, 권 의원을 당대표로 만들기 위해 통일교 신자들을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시킨 혐의도 제기됐다. 다만 이번 구속영장 청구에는 정당법 위반 혐의는 포함되지 않았다.

한 총재는 지난 8일, 11일, 15일 특검 소환에 응하지 않다가 17일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조사 과정에서는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그가 직위를 이용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근거로 구속 필요성을 주장할 방침이다.

한편 통일교 측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한 총재는) 고령과 건강 문제로 구속은 회복할 수 없는 건강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도주나 증거 인멸의 우려도, 구속의 실질적 효용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종교단체는 신뢰를 기반으로 운영되는데, (제기된 의혹은) 특정 개인이 이를 악용한 일탈”이라며 “불구속 상태에서도 진실 규명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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