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건일 금통위원 "통화스와프는 고도의 정치영역...체결 시 심리 안정에 도움"

파이낸셜뉴스       2025.09.23 16:29   수정 : 2025.09.23 16:20기사원문
황건일 韓銀 금통위원 간담회
“체결하면 심리적 안정 효과”
연내 기준금리 1회 인하 시사
10월은 금리 동결에 방점 찍혀

[파이낸셜뉴스] "통화스와프는 경제적 사안이 아니라 고도의 정치적 영역이다"

황건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23일 서울 중구 한은 별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과거 한·중·일 통화스와프 협상 경험을 소개하며 이 같이 말했다.

황 위원은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면 심리 안정에 좋은 것은 사실"이라며 "협상 전략을 어떻게 할지는 말하기 어렵고 활동 요건 등 여러 복잡한 문제가 있지만 체결하면 할수록 좋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관련해 외환위기 가능성을 언급하며 통화스와프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황 위원은 외환보유액과 관련해서도 "많을수록 안전판이 된다"면서도 "확충 과정에서 환율이 상승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감안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1400원대를 위협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을 두고서는 "수급 측면에서 보면 거주자 해외증권투자가 크게 늘었고, 대미 투자 관련 협의가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관련 우려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외환 당국은 환율 수준보다 변동성을 중점적으로 생각한다"며 "시장에서 외환 당국의 대응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황 위원은 한미 금리차에 관한 질문에 "개인적으로 내외금리차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금융 업무를 했던 경험에 있어 다른 위원들보다 민감하게 보고 있고, (내외글미차를) 점차 줄여나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황 위원은 스테이블코인에 관해 "가상자산과는 완전히 다른 민간의 화폐 창출 기능"이라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나오면 외화관리가 어려워질 것임은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화된 통화를 가지고 있지 않은 국가는 외환위기라는 원죄를 타고난다'는 말을 인용하며 "은행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풀어나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황 위원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데 건설 경기와 가계대출 흐름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금리를 결정한다면, 개인적으로 금융 안정에 조금 더 초점을 두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 상황을 보면 수출도 예상보다 괜찮고 소비도 회복되고 있는데, 이런 흐름을 압도적으로 뒤엎은 게 건설이었다"며 "공사 중단 등의 소식도 있었는데, 건설 흐름을 좀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가계대출이 9월에도 8월만큼은 아니지만 늘어나고 있다"며 "연간 기준으로 목표했던 경제성장률 수준만큼은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추석이 중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금리를 결정하라고 한다면, 개인적으로 금융안정에 조금 더 초점을 두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황 위원은 지난해 11월 우리나라 성장 전망이 급격히 떨어졌을 때 가장 금리 결정이 어려웠다고 털어놓으면서, 그 다음은 이번 결정이라고 했다.


그는 "올해 시장에서 기대하듯이 한 번 정도는 (인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이번일지, 다음일지는 고민이 된다"이라고 했다.

아울러 황 위원은 최근 6·27 대책, 9·7 대책 등 부동산 대책에 관해 "일부 유의미한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여러 기대 심리로 인해 최근 일부 지역의 집값 상승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은은 집값 그 자체보다, 집값 상승세가 확산해 가계대출 증가세로 이어지는 것을 걱정한다"며 "정부가 나온 대책들의 효과를 좀 더 지켜보다가 추가 대책 필요성을 검토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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